현지 언론에 따르면 어제(14일) 오후 송환법안에 반대하는 홍콩 시민 11만 5천여 명이 홍콩 사틴운동장에 모여 버스터미널까지 행진을 벌였습니다.
시민들은 악법을 철폐하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행진을 벌였으며, 일부 시위대는 미국 성조기나 영국 국기, 영국 통치 시대의 홍콩기를 들고 있었습니다.
오후 3시 30분쯤 시작된 행진은 평화롭게 진행됐으나, 오후 5시 넘어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이 벌어졌습니다.
일부 시위대는 도로 표지판과 병, 벽돌을 경찰에 던졌으며, 경찰은 시위대에 달려들어 최루 스프레이를 뿌리기도 했습니다.
홍콩 당국은 시위 현장에 경찰 2천 명을 배치했으나, 시위대의 도로 점거 등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저녁 8시 경찰이 시위대 해산에 나섰으며, 시위대 대부분은 경찰에 저항하지 않고 순순히 물러섰습니다.

대치를 이어가던 시위대 일부가 시위 현장을 떠나기 위해 쇼핑몰과 연결된 지하철역으로 향했으나, 폭동 진압 경찰이 갑작스레 튀어나오면서 시위대와 충돌이 벌어졌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습니다.
시위대는 물병과 우산 등을 경찰에게 던지며 극렬하게 저항했으며, 쇼핑몰 곳곳에서 경찰과 시위대의 난투극이 벌어졌습니다.
물병과 우산 등을 던지는 시위대에 맞서 경찰이 곤봉을 마구 휘두르고 최루 스프레이 등을 뿌리면서 시위대와 경찰 모두 부상자가 속출했습니다.
홍콩 의료당국에 따르면 시위 현장에서 다쳐 병원으로 이송된 사람은 모두 22명으로, 남성 14명, 여성 8명이었습니다.
이 가운데 3명은 심각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시위를 진압하던 경찰은 모두 11명이 다쳤습니다.
특히 이 가운데 2명은 시위대에 의해 손가락이 잘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 명은 시위대가 손가락을 입으로 물어뜯었으며, 다른 한 명은 도구에 의해 손가락이 잘렸습니다.
또 다른 경찰 한 명은 혼수상태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홍콩 경찰은 시위 현장에서 남성 20명, 여성 17명 등 모두 37명을 불법 집회 혐의 등으로 체포했습니다.
재야단체 연합 민간인권전선은 다음 주 일요일인 21일에도 입법회 부근에서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의 퇴진 등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 계획입니다.
람 장관은 송환법이 죽었다고 선언했지만, 시위대는 법안의 완전한 철회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다만, 시위가 매주 이어지면서 참여 인원은 다소 줄어드는 분위기입니다.
지난달 9일 103만 명, 16일에는 200만 명의 홍콩 시민이 시위에 참여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2일 입법회 점거 폭력 사태가 발생한 후 7일 시위에는 주최 측 추산 23만 명이 참여하고, 어제 시위에 11만 5천 명이 참여하는 등 시위 참여 인원은 다소 줄어드는 양상입니다.
이에 따라 민간인권전선이 오는 21일 주최하는 집회에 얼마나 참여하는지가 홍콩 시위 정국의 향방을 결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