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하나 마약 봐주기' 경찰관 검찰 송치…직무유기 혐의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된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31)씨를 부실하게 수사한 혐의를 받는 경찰관이 검찰에 넘겨졌습니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11일 서울 강남경찰서 박 모 경위를 직무유기·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뇌물수수)·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기소의견을 달아 송치했다고 밝혔습니다.

박 경위는 2015년 서울 종로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에서 근무할 당시 황씨 등 7명의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를 인지하고 사건을 맡았는데도 별다른 수사를 진행하지 않고 황씨를 불기소 의견 (무혐의)으로 송치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황씨는 2015년 9월 서울 강남에서 대학생 조 모 씨에게 필로폰 0.5ｇ을 건네고 함께 투약했습니다.

2015년 11월 이 사건에 연루돼 입건된 인물은 황씨를 비롯해 총 7명이었으나, 당시 경찰은 이들 중 황씨 등을 빼고 2명만 소환조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사건을 수사한 종로서는 황씨를 약 2년이 지난 2017년 6월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고, 이후 황씨는 실제로 불기소 처분을 받았습니다.

박 경위는 2015년 초 용역업체 공동 운영자인 류 모(46) 씨와 박 모(37) 씨의 업무를 도와주는 대가로 3천만 원을 받고, 같은 해 9월에는 박씨의 애인 C씨로부터 마약혐의 제보를 받으면서 이들로부터 500만 원을 챙긴 혐의로도 입건됐습니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 말부터 두 차례에 걸쳐 박 경위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그러나 검찰은 '본인이 빌린 돈이라 주장하는 만큼 직무 관련성·대가성에 다툼이 있다'며 영장을 모두 반려했습니다.

박 경위는 2017년 자신이 구속해 송치한 A씨에게 자신과 친분이 있는 변호사를 소개해 주는 등 직무상 관련이 있는 법률사건 수임에 관해 변호사를 소개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박 경위와 함께 황씨 마약 사건을 수사했던 또 다른 박 모 경위는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됐습니다.

경찰은 남양유업 회장 등의 수사 관련 청탁·외압 의혹, 황씨가 한 블로거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진정당해 서울 남대문경찰서에서 조사받은 사건과 관련한 부실수사 의혹도 수사했으나 문제가 될 만한 정황은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