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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 압박에 킴 대럭 주미 영국대사 결국 사임

미국 정부를 깎아내리는 이메일 보고서를 본국에 전달했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비판에 직면한 킴 대럭 주미 영국대사가 결국 사임의사를 밝혔습니다.

로이터 통신과 BBC 방송에 따르면 영국 외무부는 성명에서 대럭 대사가 현 상황에서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사임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대럭 대사는 외무부에 보낸 서한에서 "워싱턴 주재 영국 대사관에서 보낸 공식 문서가 유출된 뒤로 내 자리와 대사 임기에 관한 여러 추측이 있었다"면서 "이 같은 관측을 끝내고 싶다. 현재 상황은 내가 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불가능하게 한다"고 말했습니다.

대럭 대사는 자신의 임기가 비록 올해 말까지 예정돼 있지만 새 대사를 임명하도록 하는 것이 책임감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매우 힘든 며칠 동안 영국과 미국에서 지지를 보내준 이들에게 매우 감사하다"면서 "이는 영국과 미국 간 깊은 우정과 유대관계를 다시 느끼도록 해줬다"고 밝혔습니다.

사이먼 맥도널드 영국 외무부 사무차관은 "그는 품위와 전문성, 탁월함 등으로 매우 오랫동안 성공한 커리어를 이어왔다"면서 이번 이메일 유출이 "매우 악의적인 행위"라고 비판했습니다.

앞서 영국 데일리메일은 지난 6일 대럭 대사가 2017년부터 최근까지 본국 외무부에 보낸 이메일 보고서를 입수해 보도했습니다.

대럭 대사는 보고서에서 트럼프 행정부를 "서툴다", "무능하다", "불안정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대럭 대사를 "더 이상 상대하지 않겠다"며 사실상의 사임을 요구한 데 이어, 지난 9일에도 트위터에 글을 올려 "영국이 미국에 떠맡긴 이상한 대사는, 우리를 황홀하게 하는 사람이 아니라 매우 어리석은 사람"이라고 비난했습니다.

대럭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만찬 행사 초청을 전격 취소한 데 이어 당초 9일 예정됐던 영국과 미국 간 무역 협상마저 석연치 않은 이유로 미뤄지자 결국 사임을 결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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