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아베 횡포 맞선 국제 여론전…트럼프는 관전?

권애리 기자 ailee17@sbs.co.kr

작성 2019.07.10 10:22 수정 2019.07.10 11:22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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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수요일 친절한 경제, 경제부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오늘(10일) 새벽 우리 정부가 국제무대에서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를 거론하기 시작했죠?

<기자>

네,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세계 무역기구, WTO의 상품·무역이사회에 우리가 이 문제를 긴급 의제로 상정해서 국제사회에서 공론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일본이 이렇게 한국만을 딱 집어서 겨냥해서 정치적인 이유로 경제보복을 하는 것 자체가 부당한 데다, 전 세계 전자제품 업계까지 문제를 일으킨다는 점을 부각시켰습니다.

사실 이런 국제기구의 회의에는 격이 있잖아요. 이번 회의는 보통은 외교관들 중에서 공사나 참사관급이 참석하는 회의입니다.

우리는 이번에 주 제네바 대표부의 그보다 좀 더 높은 급인 대사가 직접 나서서 지금 일본의 조치가 자유무역을 수호하는 나라가 취할 태도가 아니라는 것을 집중적으로 성토했습니다.

반대로 일본은 안보랑 관련이 있는 수출 시스템을 점검한 거다. 기존의 줬던 특혜를 정상으로 되돌린 거라는 논리를 되풀이했습니다.

<앵커>

오늘 이 긴급 의제 상정이 WTO 제소의 전 단계라고들 얘기하는데 그러면 제소도 곧바로 이루어지는 건가요?

<기자>

네, 이번 회의에서 나온 양측의 입장 자체가 앞으로 국제무대에서 양측이 입장을 다투는 어떤 논리를 보여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어쨌든 오늘은 여론전이었고요. 제소는 빨라도 이달 말 정도는 돼야 할 수 있을 겁니다. 왜냐하면, 일본이 취한 조치가 정확하게는 수출 금지가 아니죠.

그동안 기업들이 주요 교역국인 우리나라랑 편하게 무역을 하도록 사실상 그냥 뒀던 제품들을 앞으로는 건건이 90일 안팎씩 심사해서 보내겠다는 거잖아요.

이제 열흘 지났기 때문에 일본이 이 조치를 어떻게 실제로 작동시켜서 어떤 식으로 수출을 제한하려는 건지 좀 더 파악을 해야 일본이 지금 WTO 협정의 이 조항을 위반하고 있다. WTO에 좀 더 구체적으로 제시하면서 공식적인 제소 절차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실리적으로는 오늘 시작한 국제여론전과 제소가 궤도를 같이 합니다. 왜냐하면, 제소부터 최종 승패가 결정되기까지 적어도 2년 반 정도는 걸리기 때문에요.

만약에 그 사이에 일본이 정말로 우리에게 파는 반도체 핵심 소재들의 물량을 많이 제한한다거나, 반대로 별로 필요하지 않을 때 더 사둘 것을 종용한다거나, 무엇보다 계속해서 지금처럼 반도체 산업 같은 우리 핵심 분야에서 불확실성이 커지게 하는 식으로 이 제도를 끌고 가서 실제 경제적인 피해를 입히면요.

몇 년 뒤가 큰 의미가 없습니다. 일본도 경제적인 피해 측면에서도 마찬가지고요. 그래서 제소 자체에 의미가 있는 겁니다.

앞으로 일본과 다층적으로 협상하고 항의하고 압박도 해 나가야 하는데, 우리가 지금 내밀어야 하는 국제여론전의 기본 카드 중의 하나로 제소를 볼 수 있습니다.

목적은 국제사회에서 일본이 규정과 신뢰를 지키는 나라, 자유무역을 하겠다는 나라, 안심할 수 있는 나라라는 이미지에 문제를 제기해서 여론을 우리 편으로 좀 더 끌어들이고 우리 쪽에 유리하게 분위기가 전환될 수 있는 계기를 찾자는 겁니다.

<앵커>

국제 여론도 그렇지만, 사실 미국이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 이것도 굉장히 중요할 텐데, 지금 일본 같은 경우에는 미국 때문에 북한 문제를 거론하고 있다. 이런 얘기도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그래서 우리도 그 논리에는 굉장히 바로 즉각적으로 반박을 했죠. 사실 우리 입장에서는 미국이 중재에 빨리 나서고, 우리 편을 드는 게 제일 좋습니다.

일단 미국이 약간 관망하고 있는 분위기이죠. 사실 지금 미국 정부가 이번 한일 무역갈등에 섣불리 단기간에 끼어들려고 하지는 않을 거라는 관측이 미국 쪽에서도 조금씩 나옵니다.

일단 경제적인 측면만 봐도 어떻게 끼어드는 게 미국에 더 유리할지, 계산기를 두드릴 거고요.

게다가 최근의 미중 무역전쟁에서 우리가 봤듯이 미국도 요즘에 당장의 경제적인 이익을 좀 희생하더라도 보호무역을 강화하고, 정치적인 문제에 경제보복을 취하는 태도를 많이 취했거든요.

당장 아베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 따라 한다는 기사가 미국, 중국을 비롯해서 여기저기서 나올 정도니까요.

무엇보다 큰 틀에서 봤을 때 지금 동아시아에서 미국이 취하고 있는 전략이 전통적으로는 한미일 공조가 있잖아요.

이 한미일 공조도 물론 여전히 중요하지만 중국 주변 국가들과 두루두루 연대해서 중국의 영향력을 축소하자는 태도가 좀 있습니다. 북한과의 긴장감은 사실 좀 완화된 상태거든요.

이런 큰 틀을 놓고 봤을 때 미국이 개입을 하긴 할 텐데, 언제, 어떻게 하는 게 유리할지 판단하는 시간을 충분히 들이려는 기류가 보인다는 겁니다.

일단 오늘 우리 외교부의 양자 경제외교국장이 미국에 가고요. 다음 주에는 통상교섭본부장이 가서 협조를 구하기로 했습니다. 아무쪼록 우리에게 좀 더 유리한 방향으로 통상외교가 이뤄질 수 있길 바라야 하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