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마포 작가로 불리던 고 박장년 화백은 평생 삼베를 작업의 주제로 삼았습니다.
삼베를 그리고, 또 삼베로 작업했던 박장년 작가 기획전을 이주상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캔버스 자체가 삼베, 즉 마포로 만들어진 듯 구겨진 형태가 그대로 느껴집니다.
동일한 색조의 물감으로 음영만 섬세하게 표현해 마포의 주름을 살려낸 겁니다.
마포로 만들어진 듯한 캔버스 위에 또 다른 마포 조각들이 얹어진 듯 다양한 마포의 세계가 펼쳐집니다.
마포로 변한 캔버스에 실제 마포 천을 오브제로 활용해 덧붙이면 뭐가 실제고 뭐가 환영이지 구분이 어렵습니다.
광주 민주화운동 이듬해에는 한 송이 국화에 삼베 수의를 입혀 영령들을 추모하기도 했습니다.
[최재연/아트앤크리에이티브 큐레이터 : 실제로 캔버스를 스트레치 하시고 그 위에 음영을 표현하시면서 실제 마포가 그 위에 얹어져 있는 것처럼 극사실주의적으로 표현하셨습니다.]
마포 작가로 불렸던 박장년 작가의 초기는 당시 한국 현대미술의 주류였던 앵포르멜 계열이었습니다.
70년대 중반 부모와 장인, 장모의 상을 1년 사이 한꺼번에 치르면서 수의의 소재인 삼베라는 오브제에 관심을 갖게 됩니다.
죽음의 상징인 삼베를 캔버스로 되살려내는 작업은 40년 가까이 이어졌고, 그 집념의 결과물들이 이달 말까지 전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