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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규정 무시" 곳곳 흔적…시간·비용 아끼려다 참사

<앵커>

그럼 사고가 난 이유를 좀 더 짚어보겠습니다. 건물을 철거할 때는 사고를 막기 위해서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건물의 특성에 맞는 별도의 가이드라인을 줍니다. 어제(4일) 사고가 난 현장에서도 지켜야 할 가이드라인이 16개나 됐는데 그 가운데 몇 가지를 살펴보면 먼저 철거 감리자가 현장에 있어야 하고, 보행자 안전을 위해 펜스와 망도 설치해야 합니다.

그 주변 지나는 차 운전자들 위해서 안전표지판과 안내원을 두고, 무게를 버틸 수 있게 아래층에는 받침대를 세우도록 했습니다. 또 공사장 안에는 CCTV도 꼭 있어야 합니다. 이 내용대로만 했으면 안전했을 것 같은데 그것을 따르지 않았던 정황이 현장 곳곳에서 포착됐습니다.

이 내용은 박재현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기자>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오늘 오후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합동 감식을 벌였습니다.

1차 감식 결과 1~2층을 떠받치고 있던 기둥과 철근이 손상되며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정상적인 철거라면 굴삭기 등을 이용해 건물 상부부터 차례로 해체해야 했지만 붕괴된 건물은 4층 철거도 끝내지 않은 채 건물을 지탱하는 하부 기둥 등을 건드려 붕괴가 진행됐다는 겁니다.

서초구청은 철거 시 안전을 위해 16개 가이드라인을 지키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블랙박스나 CCTV 화면에서 차량 통제를 맡는 신호수나 보행자 안내를 위한 교통 안내원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옆 건물과 불과 2m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붕괴 현장입니다.

현장에는 당초 구청에 제출했던 계획과는 다르게 방치된 폐자재들이 곳곳에 널려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현장을 본 전문가들은 보행자를 위한 안전망이나 이중 작업 계단 등 여러 항목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철거 전문가 : 파편 등이 안 넘어오게 대각선으로 안전망을 치거든요. 그게 아예 보이지 않고 가설 울타리도 아예 보이지 않고요. (설치했다는 근거가) 전혀 없는 거죠. 몇 가지만 더 지켰어도 그런 사고는 안 났을 거예요.]

서초구청은 안전조치 미흡 등을 이유로 건축주와 철거업자, 감리자 등을 수사당국에 고발하기로 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태훈·홍종수, 영상편집 : 소지혜, CG : 홍성용·서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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