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독립기념일 백악관 앞 성조기 소각 시위…親 트럼프 인파와 충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독립기념일을 정치 행사로 변질시켰다는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백악관 앞에서 성조기를 불태우는 항의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지난 1984년 성조기 소각 시위를 벌인 것으로 유명한 그레고리 리 존슨이 오늘도 백악관 맞은편에 있는 라피엣 공원에서 시위 도중 성조기에 불을 붙였습니다.

1984년 당시 대법원에서 성조기 소각 행위가 표현의 자유를 규정한 수정헌법 1조에 따라 보호받아야 한다고 주장한 존슨은 독립기념일에 앞서 이 신문에 "7월4일 워싱턴DC로 가서 모든 파시스트 의제에 항의하기 위해 깃발을 불태울 것"이라며 이번 시위를 예고한 바 있습니다.
존슨이 국기를 태우는 동안 미국 혁명공산당 당원 십여명이 그를 둘러싸고 저지선을 구축한 뒤 "미국은 결코 위대하지 않았다"고 외쳤습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구호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가 인쇄된 모자를 쓴 대통령 지지자들이 몰려와 이들을 공격했습니다.

소각 시위자들이 넘어지자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문구가 적힌 빨간색 민소매 셔츠 차림의 한 남성이 성조기에 붙은 불을 급히 껐다고 USA투데이는 전했습니다.

소각 시위를 제압한 무리 중 일부는 자신을 극우단체인 '자랑스러운 청년들' 소속이라며 "트럼프 2020"이라고 소리쳤습니다.

이 사이 신원 미상의 한 시위자가 두 번째 성조기에 불을 붙이려 했으나, 백악관 비밀경호국 요원들이 달려와 불길을 잡았습니다.

당국은 존슨을 포함해 최소 2명을 체포하고, 양측 모두를 라피엣 공원에서 내보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