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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걱정, 열차에 두고 내리세요"…행복 전하는 승무원

[주영진의 뉴스브리핑]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을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SBS에 있습니다.

■ 방송 :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 월~금 (14:00~16:00)
■ 진행 : 주영진 앵커
■ 대담 : 봉원석 서울교통상계승무사업소 소속 열차승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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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영진/앵커: 저도 지하철 타고 출퇴근합니다만 지하철 타면 이번 정차 역은, 다음 정차 역은 이렇게 나오는 안내 방송이 사실상 전부인데 이런 감성적인 안내방송이 있었는 줄 저는 미처 몰랐습니다. 충분히 눈물이 울컥할 만한 그런 방송이네요. 이 발언을 한, 이 안내방송을 한 주역 이 자리에 나오셨습니다. 봉원석 씨 나오셨어요. 어서 오세요. 지금 입고 계신 옷이 혹시 유니폼입니까, 근무하실 때 입는?

▶ 봉원석/서울교통 상계승무사업소 열차승무원: 네, 근무복입니다.

▷ 주영진/앵커: 몇 호선에서 혹시 근무하고 계십니까?

▶ 봉원석/서울교통 상계승무사업소 열차승무원: 4호선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 주영진/앵커: 4호선에서. 맡으신 일은 어떤 일이세요?

▶ 봉원석/서울교통 상계승무사업소 열차승무원: 저는 이제 열차를 운행하는 기관사가 아니라 열차의 맨 끝 운전실에서 승객 분들께서 열차를 타고 내리실 때 조금 더 안전하게 타고 내리실 수 있도록 출입문을 열고 닫는 역할을 하고요. 그리고 상황에 맞게 안내방송도 하고 승객 분들에게 응급상황이 발생되었을 때는 직접 현장으로 출동을 해서 이제 조치를 하기도 합니다.

▷ 주영진/앵커: 만원일 때 말이죠. 지하철 문이 닫힐 뻔하다가 다시 열리고 막 이럴 때가 있잖아요. 그것도 그러면 우리 봉원석 씨가 뒤에서 조치를 하시는 겁니까? 아니면 자동 감지 센서에 의해서 그렇게 되는 겁니까?

▶ 봉원석/서울교통 상계승무사업소 열차승무원: 제가 조치를 하게 됩니다.

▷ 주영진/앵커: 직접 육안으로 그걸 확인을 다 하셔서 뭔가 승객이 미처 뒤늦게 손을 댔다, 발을 댔다 이런 게.

▶ 봉원석/서울교통 상계승무사업소 열차승무원: 육안으로도 확인이 가능한 경우도 있고 아니면 이제 열차 모니터를 통해서 어떤 한 칸이 출입문이 제대로 닫히지 않았다는 걸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이제 그런 것을 보면 재빠르게 다시 출입문을 열었다가 닫았다가 이렇게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 주영진/앵커: 지하철을 이용하시는 분들의 안전이 우리 봉원석 씨 손에 달렸다 하는 생각이 드는데 그 안내방송하면서 이런 식으로 한번 방송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어떻게 하게 된 거예요?

▶ 봉원석/서울교통 상계승무사업소 열차승무원: 사실 처음에 입사했을 때는 일반적인 안내방송만 해야겠다라고 생각을 하다가도 한편으로는 이런 식으로 방송을 하면 어떨까, 승객 분들께 오늘 하루도 즐거운 하루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또는 오늘 하루도 수고 많으셨습니다라는 방송을 하게 된다면 들으시는 승객 분께서도 오늘 하루가 조금 더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하실 수 있거나 혹은 하루의 마무리를 조금 더 기분 좋게 하실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한번 해보게 되었습니다.

▷ 주영진/앵커: 정말 요즘은 뭔가 우리 사회가 위로와 공감, 격려 이게 참 부족한 세상인 것 같다는 얘기를 저도 친구들 만나면 많이 하는데 우리 봉원석 씨도 그걸 느끼셨던 것 같아요. 지하철 이용하시는 많은 분들이 아침이면 지친 몸을 이끌고 나와서 출근하시고 저녁이 되면 또 업무 때문에 지쳐서, 인간관계에 지쳐서 또 힘든 몸, 피곤한 몸으로 지하철을 타고 그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아시는 게 우리 봉원석 씨 같습니다.

▶ 봉원석/서울교통 상계승무사업소 열차승무원: 감사합니다.

▷ 주영진/앵커: 봉원석 씨도 아침이나 저녁에 힘드세요, 출퇴근할 때?

▶ 봉원석/서울교통 상계승무사업소 열차승무원: 아무래도 이제 제가 막상 운행하는 열차지만 열차에 승객 분들이 많이 타고 계실 때도 저도 한 승객으로 그때는 타게 되는 거잖아요. 그럴 때는 아무래도 조금은 힘든 것 같습니다.

▷ 주영진/앵커: 동료 분들은 뭐라고 그러세요, 이런 안내방송에 대해서?

▶ 봉원석/서울교통 상계승무사업소 열차승무원: 처음에는 조금 의아하셨던 것 같아요. 이렇게 방송을 해왔던 사람들이 많지는 않았기 때문에 왜 하냐고 물어보시는 직장 동료 분들도 많았기도 했었고 그렇지만 이제 저의 어떤 주관이라든지 저의 생각이 조금 뚜렷하게 있어서 저는 승객 분들한테 저의 방송 한마디, 한마디가 승객 분들한테 전달이 되는 거잖아요. 그랬을 때 나의 한마디로 인해서 누군가는 오늘 하루가 정말 힘든 하루를 보내고 계신 승객 분들도 계실 거라고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제가 그렇게 말씀을 안내방송을 하게 되면 그런 분들께서 조금이라도 위로를 받고 웃음을 지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계속 방송을 하게 되었습니다.

▷ 주영진/앵커: 처음 연상 보여드릴 때 우리 봉원석 씨가 했던 지하철 안내방송 여러분께 잠깐 들려드렸는데요. 진짜로 어떤 방송했는지 저희가 한번 자료를 많이 확보했습니다. 이 영상 보시면 우리 봉원석 씨가 정말 안내방송을 잘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여러분도 하실 겁니다.

▷ 주영진/앵커: 어떻게 보면 친구 사이에서 저런 이야기를 한다면 야, 너 왜 그래라고 오글거린다고 할 수도 있는 이야기인데 저게 지하철에 저 방송이 퍼진다면 손잡이를 잡고 힘든 몸으로 서 있던 사람들한테는 갑자기 난데없는, 난데없는 축복 같은 목소리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어요. 실제로 많은 분들이 우리 칭찬하는 글들을 트위터나 SNS에 올려서 이런 일들을 적극적으로 칭찬하고 계십니다.

방송 듣고 힐링됐고 힘들었던 하루를 위로받는 느낌이라 감사한 마음에 문자를 남깁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타는 흔한 지하철이라고 생각했는데 오늘 지하철에는 흔하지 않은 기장님이 타고 계셨네요. 지옥철이지만 고생해주시는 승무원님 덕분에 즐겁게 갑니다. 근심, 걱정 열차에 다 놓고 내리면 싣고 가겠다고 하셔서 오늘 너무 힘들었는데 덕분에 상쾌한 마음으로 집에 가네요. 저런 메시지 직접 받으십니까? 아니면 우리 지금 서울지하철공사인가요? 여기 홈페이지에 이런 글들이 올라오나요?

▶ 봉원석/서울교통 상계승무사업소 열차승무원: 제가 이제 직접 열람을 할 수가 있어요. 승객 분들께서 저에게 말씀을 해주시는 부분들을 제가 직접 확인을 하고 아, 이렇게 말씀을 해주셨구나 이렇게 확인이 다 가능합니다.

▷ 주영진/앵커: 오늘 아침에도 혹시 안내방송 하고 오셨습니까?

▶ 봉원석/서울교통 상계승무사업소 열차승무원: 네, 안내방송하고 왔습니다.

▷ 주영진/앵커: 오늘 아침에는 어떤 방송하셨습니까?

▶ 봉원석/서울교통 상계승무사업소 열차승무원: 오늘 아침에는 아무래도 아침 시간이다 보니까 승객 분들한테 조금 힘을 줄 수 있는 메시지들로 방송을 했는데요. 예를 들면 승객 여러분 오늘도 즐거운 하루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행복한 하루를 보낼 수는 없겠지만 우리 열차에 타고 계신 승객 여러분들만큼은 오늘 하루가 행복하셨으면 좋겠네요. 오늘 하루를 시작하시면서 계획하신 일이 있다면 계획하신 대로 다 이루시는 즐겁고 행복한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뭐 이런 식으로.

▷ 주영진/앵커: 조금 전에 나갔던 방송과 거의 비슷한 메시지기는 한데 매일매일 바꿀 수야 없는 것이고 또 지하철 타시는 분들이 매일 똑같은 분도 있겠습니다만 또 다른 분들도 있을 거고. 혹시 이런 방송을 위해서 개인적으로 노력하는 게 있어요? 뭐 메모를 열심히 한다든가 좋은 글귀를 본다고 한다면 적어놓는다거나.

▶ 봉원석/서울교통 상계승무사업소 열차승무원: 있습니다. 주로 책을 읽거나 아니면 인터넷을 통해서 좋은 이야기나 말들을 따로 이렇게 적어두는데요. 적어두었다가 방송할 때는 저에게 조금 더 맞는 말로 수정을 해서 방송을 하고는 합니다.

▷ 주영진/앵커: 그 봤던 글 중에 우리 가장 인상적이었던 거, 우리 봉원석 씨가 듣기에는 이것은 내가 평생의 지표로 삼아도 될 정도로 감동적이었다는 문장이 있다고 한다면 소개해줄 수 있을까요?

▶ 봉원석/서울교통 상계승무사업소 열차승무원: 저는 이제 서점에 가서 시를 이렇게 읽다가 나태주 시인의 행복이라는 시를 읽게 되었어요. 그런데 그 시의 내용 일부를 말씀드리자면 저녁 때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힘들 때 마음속으로 생각할 사람이 있다는 것, 혼자서 부를 수 있는 노래가 있다는 것이라는 그런 한 부분이 있는데요. 그것을 읽고서 아, 행복이라는 게 정말 큰 게 아니고 이렇게 정말 작은 것도 어떻게 보면 행복이겠다. 나에게 있어 소소하지만 작고도 확실한 행복이 이런 것이 아닐까. 소확행이 아닐까 이런 식으로 생각도 하면서. 승객 분들한테 이제 그런 방송을 많이 하거든요.

이런 시를 읽어드리면서 승객 여러분, 우리 삶속에는 이처럼 작지만 소중하고 확실한 행복이 있습니다. 흔히 소확행이라고 하죠. 저에게 있어 소확행은 승객 여러분들께 따뜻한 안내방송을 하는 것입니다. 승객 여러분들께서 생각하시는 소확행은 무엇인가요? 이런 식으로 방송을 하기도 합니다.

▷ 주영진/앵커: 지금 말씀하시는 것 하나하나 또 나태주 시인의 행복이라는 시도 결과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행복은 그렇게 멀리 있지 않다. 우리가 매일 너무나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들이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게 다 행복 아니겠느냐. 힘들어도 그게 행복이라고 한다면 여러분들은 충분히 행복할 자격이 있는 사람들이다 그런 뜻으로 저한테 다가옵니다.

▶ 봉원석/서울교통 상계승무사업소 열차승무원: 맞습니다.

▷ 주영진/앵커: 오늘 봉원석 씨 만난 게 저한테는 또 다른 큰 행복이 될 것 같습니다. 아마 시청자 여러분들도 마찬가지이실 것 같은데 이렇게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도 출연하셨고 방송에도 나왔어요. 우리 지하철 이용하시는 분들, 시청자분들께 지하철 이용하시면서 어떤 부분들 생각해주셨으면, 평소에 생각하는 게 있었다고 한다면 간단히 한번 말씀을 해주시죠.

▶ 봉원석/서울교통 상계승무사업소 열차승무원: 제가 드리고 싶었던 말씀이 있었는데 그것을 전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주영진/앵커: 그걸 방송처럼 혹시 해주시겠습니까, 안내방송처럼?

▶ 봉원석/서울교통 상계승무사업소 열차승무원: 네, 알겠습니다. 한번 해보겠습니다.

▷ 주영진/앵커: 그러면 여기서 저는 먼저 인사를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행복전도사를 만난 듯한 느낌입니다. 봉원석 씨야말로 우리에게 행복을 주는 사람이 아닐까 싶습니다. 안내방송이 끝나고 나면 해바라기의 그대 내게 행복을 주는 사람이라는 노래도 나갈 겁니다. 오늘 안내방송 들으시고 노래 들으시고 시청자 여러분 정말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 봉원석/서울교통 상계승무사업소 열차승무원: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을 시청해주셔서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어느덧 2019년의 절반이 지나갔는데요. 새로운 한 달인 7월이 시작이 되었습니다. 시청자 여러분들께서 생각하시기에 올 한 해를 보내시면서 기억에 남는 일은 있으신가요? 그것이 행복한 기억이든 속상한 기억이든 무엇이든지요. 사람은 행복한 기억보다는 속상한 기억들이 더 먼저 떠오른다고 합니다. 2019년에는, 앞으로의 2019년에는 시청자 여러분들께서는 속상한 기억보다는 행복한 기억들이 넘쳐나는 한 해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시청자 여러분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십시오. 감사합니다.

※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으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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