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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쳤더니 억하고'·'식폭행'…광고문구 하필이면…

"이걸 지금 광고문구라고 쓰다니 제정신인가?"

한 인터넷 쇼핑몰이 양말이 빠르게 마른다는 점을 홍보한다며 '책상을 탁쳤더니 억하고 말라서'라는 문구를 사용했다가 누리꾼의 뭇매를 맞았습니다.

온라인 패션몰 무신사는 최근 인스타그램에 여름용 양말을 홍보하면서 고(故) 박종철 열사가 조사받던 중 고문으로 숨지자 경찰이 허위 발표할 때 사용한 "책상을 '탁' 치니 '억'하고 죽었다"는 문장을 연상시키는 말을 썼습니다.

이에 인스타그램 이용자 등 누리꾼들은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희화화했다"고 비판하며 불매 운동을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해당 업체는 해당 광고 글을 삭제하고 사과문을 올렸습니다.

무신사는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과 글에서 "해당 콘텐츠를 제작한 담당자 등 전 직원을 대상으로 근현대사, 민주화운동 관련 역사 교육을 하고 박종철기념사업회에 소정의 후원금을 전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역사의식이나 성인지 감수성이 결여된 언어사용이 비판의 도마 위에 오른 것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유튜브 등의 동영상 가운데 더는 먹을 수 없을 만큼 배가 부른 상태에서도 계속 음식을 먹는 행위를 '식폭행'이라고 표현한 콘텐츠가 다수 발견됩니다.

이 역시 '성폭행'이란 단어를 빗대 만들어낸 말로 젠더 의식이 결여됐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다음 카페에 뿔*이라는 아이디를 쓴 누리꾼은 "(비슷한 의미로) '식고문'이라는 말이 있는데도 굳이 이런 단어를 만든 것은 성폭행을 (연상하기를) 노린 것 아닌가"라고 문제 제기했고, 트위터 이용자 xoxo**** 는 "얼마나 가볍게 폭력을 소비하는지 알겠다. 문화 수준을 좀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최근에는 성폭력 피해를 용기 내서 고발한 '미투' 운동에서 '빚투(돈을 떼인 일을 고발함)'라는 용어를 파생해 언론 등이 사용한 데 대해 "미투 운동의 정신을 희석하는 고민 없는 네이밍"이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또한 세월호 유가족의 단식투쟁을 두고 '일간 베스트'(일베) 회원 등이 '폭식투쟁'을 한다며 맞대응한 것도 말장난으로 넘기기 어려운 조어(造語)의 대표적 사례로 지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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