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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소기업 협력해 국산화"…긴 안목의 의지 필요하다

<앵커>

그럼 일본에서도 현지 언론과 기업들이 계속 걱정하는데도 아베 총리가 이렇게 강하게 나오는 이유가 뭘지, 일본의 지금 정치 상황과 연계해서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이번 달 21일 일본에서는 참의원 선거가 치러집니다. 상원과 하원으로 나뉜, 미국으로 치면 참의원은 상원에 해당하는데 군대를 가질 수 없는 지금의 일본 헌법을 바꾸고 싶어하는 아베 총리에게는 개헌을 위해서라도 꼭 이겨야 하는 선거입니다.

그 선거운동이 바로 내일(4일), 목요일에 시작되는데 내일은 우리나라를 겨냥한 수출 규제가 시작되는 날이기도 합니다. 지지층을 모으기 위해서 아베 총리가 일부러 이 두 날짜를 맞췄다는 분석이 가능합니다. 때문에 우리 정부는 이런 상황에서 섣불리 대응에 나서는 것은 아베 총리의 정치적인 의도에 말려드는 것이라고 보고 일단 선거일인 21일까지는 가능한 대응을 자제하면서 신중하게 지켜본다는 전략입니다. 특히 일본 안에서도 아베 총리가 정치적인 목적을 위해서 경제 보복 카드를 썼다는 비판이 계속 나오는 만큼 선거 이후에는 일본 정부가 정책을 바꾸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깔려 있습니다.

다만 일본이 지금까지 우리와 갈등을 빚으면서 여러 차례 말했었던 보복 조치를 실제 꺼내 든 만큼 추가 보복이 있을 거라는 우려 섞인 전망도 적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이처럼 일본이 앞으로 어떻게 나올지 점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아예 이번 기회에 우리 산업 주요 분야의 필수적인 재료와 장비들을 한번 우리 기술로 만들어보자는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습니다.

오늘 정부도 이 분야에 6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했는데 얼마나 가능성이 있을지, 노동규 기자가 산업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정부의 계획은 10년 안에 일본이 앞서고 있는 각종 첨단소재와 장비들을 국산화하는 데 맞춰졌습니다.

반도체 분야에 내년부터 10년간 1조 원, 또 그 밖에 분야에도 6년간 5조 원, 이렇게 총 6조 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입니다.

실제 산업 현장에서는 정부의 자금 지원 외에 산업계 자체적으로도 풀어야 할 부분이 있다고 지적합니다.

이 업체는 첨단 OLED를 만들 때 빛을 내는 금속재료들을 사람 머리카락 굵기의 50분의 1 간격으로 얇고 정밀하게 표면에 입히는 첨단 기계를 만듭니다.

일본 업체가 독차지해오던 것을 5년 걸려서 국산화했습니다.

[강찬호/선익시스템 부사장 : '받으면 회사가 망한다' 왜? 너무나 어려우니까. 반대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기술이 부족했기 때문에…시행착오도 많이 했고요.]

그런데 한 대기업이 일본 기계에만 기대지 말자면서 자금을 대고 연구를 지원한 게 큰 힘이 됐습니다.

[강찬호/선익시스템 부사장 : 저희가 중소기업이다 보니 인적자원이라든지 개발비에 대한 부담이 상당히 큽니다. 대기업에서 장비에 대한 '국산화 의지'가 있었기 때문에 같이 협력해 어느 정도 지원해줘서 저희가 개발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대기업들도 능력 있는 중소기업과 함께 기술을 개발하고 실패도 견뎌내면서 긴 안목으로 버틸 준비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도 SNS에 일본은 치밀하게 보복하는데 우리는 서로 비난하기 바쁘다며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습니다.

(영상취재 : 박진호, 영상편집 : 김종태, CG : 김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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