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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위대, 유리문 부수고 의회 점거…옛 홍콩기 걸다

<앵커>

범죄인 인도 법안에 반대하는 홍콩 시위대가 우리의 국회 격인 입법회를 점령하고 중국에 반환되기 전, 그러니까 영국 식민지 시절에 썼던 홍콩기를 내걸었습니다. 중국 정부의 강압 통치를 거부하겠다는 뜻인데 이에 홍콩 정부와 중국은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히면서 역풍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홍콩에서 송욱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기자>

홍콩 입법회 유리문을 부수고 건물을 순식간에 점령한 시위대.

본회의장 입법회 문장에서는 '중화인민공화국' 글자가 지워졌고 영국 식민지 시절 사용했던 홍콩기가 단상에 내걸렸습니다.

시진핑 중국 중앙 정부의 강압 통치를 거부하고 영국이 보장했던 자치를 요구한다는 의미입니다.

어제(1일)는 홍콩 주권 반환 22주년이었습니다.

[입법회 점거 시위자 : 우리는 매 순간 죽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표현의 자유와 시위의 자유 같은 우리가 누리고 있는 것도 사라지고 있습니다.]

경찰이 최루탄을 쏘며 진압에 나섰고 사상 초유의 입법회 점거는 약 3시간 만에 끝났습니다.

경찰 진입 직전 시위대 대부분이 밖으로 스스로 나가면서 우려했던 큰 충돌은 없었습니다.

캐리 람 행정 장관은 과격 시위를 강하게 비난했고 시위대 색출에 나설 것임을 밝혔습니다.

[캐리 람/홍콩 행정 장관 : 경찰은 어제의 폭력 사태에 있어 자제를 보였지만, 어떠한 법 위반이라도 추적해 책임을 물을 것입니다.]

날이 밝자마자 경찰과 입법회 관계자들이 모였습니다.

홍콩 경찰은 이처럼 입법회 주변을 모두 봉쇄하고 부서진 건물을 일일이 찍으며 채증 작업을 벌였습니다.

[홍콩 경찰 : 출입 금지선입니다. 지금 범죄 현장 조사 중입니다.]

홍콩 친중파와 중국 정부도 일제히 과격 시위를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홍콩 야권과 시민단체 진영은 당황해 하고 있습니다.

[클라우디아 모/홍콩 민주파 의원 : 우리 모두는 그 뒤에 있는 절박함을 이해해야 합니다. 홍콩 사람들은 미래를 위해 싸우고 있습니다.]

과격 시위에 따른 역풍이 우려되는 가운데, 홍콩 정부가 일부러 입법회 점거를 방치한 것 아니냐는 음모론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남성, 영상편집 : 이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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