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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한국 핵심산업 아킬레스건 노렸나…정부 "WTO 제소"

<앵커>

일본이 보복 카드로 꺼낸 첨단 부품 세 가지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짚어보고 가겠습니다. 먼저 두 가지는 반도체를 만드는 데 꼭 필요한 겁니다. 예전에 TV에서 애국가 나올 때 이런 번쩍거리는 둥근 판 보셨을 텐데 이것을 웨이퍼라고 합니다. 이 원판에 빛을 쬐어서 회로를 새기면 반도체가 되는데, 이것을 정밀하게 자르고 씻는데 필요한 것이 바로 불화수소입니다. 그리고 아까 말씀드렸듯이 회로 새길 때 쓰는 게 감광제라는 것입니다. 이 두 가지를 지금 일본이 전 세계 생산량의 70%~90%까지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스마트폰에 쓰이는 데 요즘 나온 화면 휘어지는 제품에 들어가는 것이 폴리이미드라는 제품입니다. 이것 역시 일본이 사실상 독점 생산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일본이 수출길을 막으면 우리 기업들로서는 당장 어려움이 예상되는데, 그래서 정부는 일단 세계 무역기구에 제소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계속해서 노동규 기자입니다.

<기자>

업계는 일본의 이번 제재가 우리 핵심산업의 아킬레스건을 노린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삼성이 12년간 133조 원을 투자해 2030년 비메모리 1위에 올라서겠다는 계획도 파운드리 설비에 초미세 공정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인데 일본산 감광제에 절대적으로 의존합니다.

일부 국산화에 성공했지만, 품질이 떨어져 대체하기가 어렵습니다.

[김영우/SK증권 연구원 : (반도체 파운드리 EUV 공정) 거기에 들어가는 감광액, '포토레지스트'가 전체가 다 일본 거예요. 재고도 많지 않아요. 일단 최대한 갖고 올 수 있는 물량을 확보해야 하는 게 '0순위'가 될 겁니다.]

웨이퍼 세척에 쓰는 불산은 2~3달 치 정도 재고가 있는데 장기간 보관할 때 오염되기 쉬운 화학물질이라 사태가 길어지면 어려움이 예상됩니다.

휘는 디스플레이 원료 폴리이미드도 당장 일본산 수준의 품질을 가진 대체품을 찾기 어려워 출시 일정이 임박한 폴더블폰 생산에 차질을 빚을 수 있습니다.

다만 한국 반도체 회사에 수출하는 일본 소재업체들도 타격을 받기 때문에 일본 정부가 수출 규제 카드를 장기간 휘두르지는 않을 거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또 한국 반도체를 수입해 쓰는 전 세계 글로벌 IT업계에 연쇄적인 피해가 갈 경우 일본 정부에는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정부는 일본의 조치를 강도 높게 비판하고 WTO에 제소할 방침을 밝혔습니다.

[성윤모/산업통상자원부 장관 : 향후 'WTO 제소'를 비롯해서 국제법과 국내법에 의거, 필요한 대응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다.]

소재 국산화와 경쟁력 강화의 계기로 삼겠다는 방침이지만, 가뜩이나 부진한 반도체 수출에 추가적인 악재가 되지는 않을까 우려됩니다.

(영상취재 : 김원배·주 범, 영상편집 : 김종태, CG : 정회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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