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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대낮 굳게 닫힌 병원문…안에서는 '에토미데이트' 투약

제2의 프로포폴이라는 '에토미데이트'

<앵커>

제2의 프로포폴이라는 '에토미데이트'라는 게 있습니다. 전신마취 유도제인데 일부 병원에서 프로포폴의 대체재로 에토미데이트를 오남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저희 취재진이 확인했습니다. 특히, 서울 강남의 한 의원에서는 낮에 아예 문을 걸어 잠근 채 이 주사를 놔주고 있었습니다.

소셜 미디어 비디오머그 이성훈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프로포폴 중독자였던 이 모 씨. 서울 강남의 한 피부과·성형외과 의원에서 전신마취 유도제 '에토미데이트'를 10여 차례나 주사로 맞았다고 취재진에게 털어놓습니다.

[이 모 씨/제보자 (대역) : (하루에) 100만 원 내고 (주사) 열 번을 맞는 거죠. 그런데 그 병원은 평소 문을 닫아놔요. 누구 (기존 환자) 소개받았다고 (예약) 전화를 하면 (소개자에) 확인되면 전화가 와요. 몇 시에 오라고…]

의원을 찾아가 봤습니다. 평일 낮 4시인데도 철문이 굳게 닫혀 있습니다.

[기자 : 병원 혹시 하는지 해서 왔는데요. 아… 그러면 오늘은 어려운 거예요?]

원장은 예약 환자만 받는다며 바로 전화를 끊어버립니다.

[건물 관계자 : 고정으로 오는 아가씨들이 있어요. 거의 매일 오는데 1시간 있다가 갈 때도 있고 뭐 8시간 있다가 갈 때도 있고 그래요.]

평일 낮에 다시 찾아갔지만, 역시 문은 닫혀 있습니다.

[기자 : 아… 잠겨 있네.]

며칠 뒤, 취재진임을 밝히고 어렵게 만난 원장에게 에토미데이트를 투약한 적이 있는지 물었습니다.

[피부과·성형외과 의원 원장 : 프로포폴은 맞으면 안 되고 그리고 시술은 일단 받기는 받는데 내가 에토미데이트를 맞아야겠고. 그거 다 알고 들어온다는 거예요. (시술하고) 나머지(에토미데이트)를 버립니까? 그러면 그냥 밀어 (주사해) 줍니다. 그러면 걔는 그다음부터 자는 거예요. 성형수술은 제가 안 합니다. 제가 눈이 안 좋기 때문에…]

원장은 불면증 치료를 위해 에토미데이트를 투약했을 뿐이며 회원제처럼 운영하는 이유는 자신이 계속 병원에 있을 수 없어서라고 해명합니다.

한 포털 사이트. 전신마취 유도제 에토미데이트를 사고판다는 글들이 눈에 띕니다.

불법 방문 투약까지 벌어진다고 또 다른 제보자는 증언합니다.

[최 모 씨/제보자 : 몇 년 동안 (프로포폴을) 하다가 요즘에 또 에토미(데이트)라고 집에서 (주사 이모한테) 에토미를 맞다 걸렸는데, 그거 하고 운전을 해 가지고 차를 되게 많이 박았어요.]

프로포폴과 달리 에토미데이트는 마약류로 분류돼 있지 않습니다.

[김성협/건국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 환자를 재우는 약들은 100% 아마 규제를 받고 있을 거예요. 그중에서 하나 딱 빠진 게 지금 에토미데이트예요. 재우는 약은 어찌 됐든 간에 재우면서 약이 조금이라도 과다하면 사람이 숨을 못 쉬고 그로 인해서 나쁜 결과를 일어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보건당국은 지난 2017년, 에토미데이트가 오남용될 우려가 있다며 집중 모니터링 의약품에 포함 시켰지만, 오남용 실태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 : 현재까지 의존성이라든가 오남용으로 보고된 건 없대요. (오남용 사례는 식약처에 접수된 게 한 건도 없다(는 건가요)?) 지금 현재 보고된 건 없다, 예…]

[정혜승/의료소송 전문 변호사 : 프로포폴의 경우도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지정을 해서 이제는 진료 목적 외에 남용하는 경우를 처벌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것(에토미데이트)도 어떻게 보면 (마약류로) 지정을 해서 목적 외에 사용하는 것은 좀 처벌도 하고 그런 방향이 필요하겠죠.]

전문가들은 에토미데이트 오남용이 우려되는 만큼 마약류 지정을 검토하고 유통 과정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기획 : 윤영현, 프로듀서 : MIKE, 취재 : 채희선·이성훈, 영상취재 : 조춘동·이용한·김승태, 영상편집 : 정용희, 디자인 : 한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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