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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죽음의 예비검속' 문서 확인…'제주 학살' 규명되나

<앵커>

한국전쟁이 일어난 직후 예비검속으로 전국에서, 특히 4·3이 일어났던 제주에서는 대대적인 학살이 자행됐습니다. 제주에서 예비검속 학살이 발생하기 3일 전 미국이 만든 기밀문서가 확인돼 예비검속의 실체를 밝힐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될지 주목됩니다.

김동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한국전쟁 당시 미국 대사관이 제주 상황을 기록한 대외비 문서입니다.

한국전쟁 직후인 지난 1950년 8월 15일부터 17일까지 3일간 제주에 있는 군병력과 경찰, 무장대 활동 상황이 자세히 담겨 있습니다.

보고된 날짜는 8월 17일, 섯알오름 학살이 일어나기 3일 전입니다.

문서에는 6월 25일 이후 700명의 국가 지도 동맹 지도자들이 체포돼 제주에 1천120명의 수감자들이 도내 경찰서 감옥에 분산 수감됐다고 기록돼 있습니다.

또 법원장과 검사장, 제주 읍장과 변호사 등 유지급 인사가 구속된 일명 유지 사건도 미국 보고서에 처음 등장합니다.

이 사건은 제주 사회를 극도로 위축되게 만들었습니다.

경찰서의 근무 환경과 무장 상황에 대한 자세한 내용도 담겨 당시 상황을 짐작게 합니다.

이처럼 한국전쟁 이후 예비검속 직전 제주 상황에 대한 기록이 확인되기는 사실상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동안 확인된 미국 관련 기록들은 지난 1950년 초반까지 상황들만 기록돼 있기 때문입니다.

[김창후/전 제주 4·3 연구소장 : (학살) 3일 전에 작성된 자료로는 아마 처음인 것 같고요, 여러 가지 상황들이 기록된 것으로 봐서 처음 나오는 것이지만, 굉장히 흥미 있는 자료 같습니다.]

이 문서들은 10여 년간 예비검속을 추적하다 지난 2012년 숨진 고 이도영 박사의 유품입니다.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3차례에 걸쳐 이역만리 미국에서 비디오테이프 60여 개와 사진, 100기가바이트가 넘는 방대한 자료들을 이 박사의 딸이 제주로 보낸 겁니다.

[양신하/백조일손유족회 고문 : 개인적인 자료가 아니다. 이건 유족들을 모아 놓고 앞에서 공개하고 확인하겠다. 이것은 제주도의 역사가 아니라, 우리나라의 역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자료는 소중히, 중요한 자료로 다뤄야 합니다.]

예비검속 관련 미국 보고서가 새롭게 확인된 가운데, 당시 한국전쟁 예비검속의 참상을 규명할 수 있는 연결고리가 될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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