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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불안 타고 치솟은 금값…'金테크' 해야 하나

<앵커>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와 생활 속 경제 이야기 나눠봅니다. 권 기자, 한동안 국내에서만 뛴다고 했던 금값이 최근 더 빠르게 오르고 거래량도 크게 늘고 있다면서요?

<기자>

네, 지난달 5월부터입니다. 그전까지는 좀 완만하게 오르는 편이었던 국제금값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국내외에서 금을 산다는 사람들이 갑자기 늘었다는 얘기죠.

사실 우리나라는 금값이 그렇게 들썩이지 않았던 4월에도 거래가 급증했습니다. 그때는 여기서도 한번 말씀을 드렸는데, 우리나라만의 요인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리디노미네이션, 우리나라 돈의 0을 줄이는, 돈의 액면가를 바꾸는 일을 나라가 곧 한다더라는 소문이 시장에 번지면서 이럴 때는 종이돈이 아니라 금을 갖고 있어야 해 이런 분위기가 도는 바람에 금 시장으로 달려가는 일부 부자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금값은 정말 국제 시세로 가는 거죠. 만약에 다른 데서는 전혀 그런 기미가 없는데 우리나라에서만 휘발유를 갑자기 좀 많이 쓰게 됐다고 기름값이 막 오르는 일은 일어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4월, 5월 초 정도까지도 국내 금 거래량이 급증할 때는 금값이 그렇게 요동치지 않았는데요, 지난달 중순쯤 지나면서부터 연일 가파르게 뛰고 있습니다. 값이 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알기 쉽게 지금 국내 거래가로 보면, 4월 중순에 1g에 4만 7천 원 안팎이었는데, 지금은 5만 3천 원이 넘습니다. 10%를 훌쩍 넘겨서 뛴 겁니다.

<앵커>

국제 금값은 그럼 왜 이렇게 오르고 있는 건가요?

<기자>

여러 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얽혔는데요, 금값이 급등하기 시작한 지난달 중순이 어떤 시점인지를 보면요. 약간 엉뚱하게 들리실 겁니다.

중동 앞바다에서 사우디 유조선을 비롯한 배 4척이 지금도 밝혀지지 않은 누군가의 습격을 받은 사건 이후입니다.

미국은 이란의 소행이라고 의심했고요. 이란은 "우리 아니다." 진상 조사하자고 맞섰습니다. 이때가 미국이 이란 경제 제재를 강화하고 중동 앞바다에 폭격기 같은 것을 추가로 배치한 직후입니다.

미국은 지금 중국하고만 갈등이 아니죠. 이란하고는 무역분쟁 정도가 아니고, 진짜 무력분쟁이 있을지 모른다는 우려가 최근에 계속 커져 왔습니다.

방금 말씀드린 그 사건이 있은 뒤에 긴장감이 계속 돌다가 이란이 지난주에 자기네 영공을 침해했다면서 미국 무인기 한 대를 격추시켰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것에 대해서 보복공격을 하려다가 공격 개시 10분 전에 참는다. 트위터에 이렇게 얘기를 하고 이란에 강한 경제제재를 대신 어제(25일) 하나 추가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소식이 하나하나 들릴 때마다 금값이 요동을 칩니다.

한 마디로 불안입니다. 분위기가 뒤숭숭하니까 전 세계적으로 "이럴 때는 금이다."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거죠. 말 그대로 위기가 올 거 같고 종이돈의 가치가 떨어질 때 찾는 투자처가 금입니다.

길어지고 있는 미·중 무역분쟁에 대한 불안, 세계에서 그래도 나 홀로 경기가 좋은 거 같았던 미국 경기도 별로구나 하는 불안, 그래서 미국이 앞으로 금리를 계속 내리거나 심지어는 돈을 더 많이 찍어내거나 해서 달러 한 장당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는 불안, 이런 불안들이 잔뜩 있었는데, 거기다가 중동에서 미국이랑 이란이 무력으로 붙는다. 이런 불안까지 복합적으로 생기니까요. 세계적으로 금값이 요동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앵커>

그래서 권 기자는 금을 좀 샀습니까? 사야 하는 건가요?

<기자>

사실 이런 질문을 많이 받아서 오늘 이 얘기를 좀 드리려고 했습니다. 한 마디로 말씀을 드리면 매달 5만 원씩, 10만 원씩 조금씩 넣는 펀드처럼 생각하신다면 괜찮습니다.

꼭 지금을 말씀드리는 게 아니라 금을 적당량을 조금씩 산다. 이 정도는요. 그런데 지나치게 위기감을 갖거나 해서 금에 몰려가는 건 정말 하지 않으시면 좋겠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요새 약간 우리나라에서 그런 분위기가 보이거든요. 정말 금물입니다. 금은요. 금값을 띄운 위기 상황들이 해결되거나, 위기는 그대로여도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것 같다. 그런 정도로도 갑자기 폭락할 수도 있습니다. 변동성이 너무 큽니다.

제가 앞에 금이 6년 만에 가장 비싸다고 말씀드렸지만요. 2011~2012년쯤 금값 폭등기에 혹시 사신 분들이 지금 보고 계시면 그분들은 아실 겁니다.

그분들 금값은 최근까지도 그때 그 값 근처까지 다시 간 일이 없습니다. 거의 10년 가까이 큰 손해죠.

금이 빨리 오른다더라, 이런 데 휩쓸리는 것보다 그냥 얼마가 되든 매달 꾸준히 적금 들듯이 들어서 조금만 갖고 있어 볼까, 이런 자세로 접근하시는 게 가장 현명합니다.

오늘은 실물 말고 요새 흔히 말하는 '종이 금', 말씀드린 대로 적금 붓듯이 조금씩 할 수 있는 금 거래 방법만 조금 말씀드리면요.

국가가 공인한 금 시장인 증권거래소의 금 시장은 증권사에서 주식 사듯이 1g 단위로 금을 살 수 있습니다. 소득세, 부가세 같은 세금을 안 내고요. 수수료도 증권사 온라인 수수료 정도만 냅니다.

시중 은행들의 이른바 골드뱅킹은 0.01g씩, 정말 조금씩 살 수 있는 대신 수수료가 약간 더 있고요. 소득세 15.4%를 감안하셔 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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