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즉시 반환해야 할 억대 퇴직수당, 열 달 지나 환수한 靑

김정윤 기자 mymove@sbs.co.kr

작성 2019.06.25 21:08 수정 2019.06.25 22:34 조회수
프린트기사본문프린트하기 글자 크기
<앵커>

공무원법에는 명예퇴직 수당이라는 게 있습니다. 20년 이상 일한 공무원이 명예퇴직을 하면 정년까지 남은 기간을 계산해서 퇴직금과는 별도로 명예퇴직 수당이라는 것을 따로 받는 겁니다. 그랬다가 나중에 공무원으로 다시 임용되면 전에 받았던 명퇴 수당은 새로 임용된 기관에 반납해야 합니다. 공무원법에는 '지체 없이' 반환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습니다.

이게 공직사회에서는 상식 같은 규정인데 10달 동안 지체하다가 감사원 감사를 앞두고 뒤늦게 환수에 나선 기관이 있습니다. 바로 공직사회에 모범을 보여야 할 청와대에서 있던 일입니다.

김정윤 기자가 단독취재했습니다.

<기자>

검사로 20년 넘게 근무하고 명예퇴직한 뒤 재작년 5월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에 임명된 박형철 비서관.

1억 5천만 원가량의 명예퇴직 수당을 즉각 청와대에 반납해야 했지만, 청와대는 10달이 지난 지난해 3월에서야 부랴부랴 환수 조치했습니다.

감사원의 청와대 기관운영 감사 딱 1주일 전이었습니다.

이 과정에서도 청와대는 환수 금액을 잘못 계산해 고지서를 2번이나 발부하는 촌극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담당자인 청와대 이정도 총무비서관은 "그런 규정이 있는지 몰랐다" "6급 담당자가 미처 파악하지 못했던 것 같다"면서 "감사 서류를 준비하다가 발견돼 즉각 조치"했다고 해명했습니다.

박 비서관도 "그런 규정이 있는지 몰랐다"면서 "부동산 지분을 팔아 반납 조치했다"고 밝혔습니다.

자체 시정됐다는 이유로 이런 사실은 청와대 감사 보고서에는 기록되지 않았습니다.

총무비서관은 청와대 돈 허투루 안 쓴다는 '짠돌이 곳간 지기'로 불립니다.

반부패비서관은 공직사회 탈법이나 비리 감시하는 특감반을 운영합니다.

두 직책의 무게를 생각하면 몰랐고 실수라는 해명, 공직사회가 어떻게 받아들일지 의문입니다.

(영상취재 : 박승원·신동환, 영상편집 : 이승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