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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0억 예산 어디로…'집배원 증원' 호소 외면한 국회

<앵커>

그럼 상황이 이렇게 될 때까지 왜 손을 쓰지 않은 것인지 좀 더 살펴보겠습니다. 집배원들의 열악한 근무 환경을 바꾸기 위해서 지난해 노사는 사람을 2천 명 더 뽑기로 합의했었습니다. 그래서 국회에 그 돈을 요청했는데, 예산 자체가 사라져버렸습니다.

그 이유를 엄민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시간을 줄이려고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뛰어다니고,

[네, 감사합니다.]

집에 주인이 없으면 근처 편의점에 맡깁니다.

우체국 택배가 늘면서 우편물은 커지고 직접 전달해야 하는 등기우편이 늘면서 일도 그만큼 힘들어졌습니다.

문제를 공감한 노사는 지난해 전문가와 시민단체까지 포함한 '집배원 노동조건 개선 기획추진단'을 꾸려 논의를 시작했고 집배원 2천 명이 더 필요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노광표/집배원 노동조건개선 기획추진단장 : 52시간 이내로 줄이는 방안과 사측에서 쓰는 '집배 부하 시스템'을 조사해봤더니 거의 한 2천 명 정도의 인력 증원의 필요성들이 나와서 노사가 같이 합의할 수 있었죠.]

지난해 11월 집배원 1천 명 정도를 먼저 증원하기 위한 예산 380억 원이 신청됐습니다.

하지만 예산결산위원회 소위를 거치면서 예산 자체가 사라졌습니다.

SBS가 당시 논의에 참여한 의원실 관계자들을 찾아가서 물어보니 380억 원이 큰돈이 아니라 관심을 받지 못했을 것이라는 말부터, 큰 예산 협상 과정에서 액수를 맞추기 위해 삭감됐다는 얘기, 예결위 통과가 늦어져 정작 본회의에서는 아예 논의도 안 됐었다는 답변까지 나왔습니다.

여기에 오늘(25일) 나온 정부의 설명은 또 다릅니다.

[민원기/과기정통부 2차관 : (예산이 통과) 안 됐던 이유 중에 가장 큰 것들이 정부안의 조직 진단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예산 증액 액수를 확정하기 어렵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노사 합의로 해결책까지 만들었지만, 국회나 정부는 남 일이라고 생각했고 파업을 눈앞에 둔 지금도 해결책은 없어 보입니다.

[민원기/과기정통부 2차관 : ((집배원을) 늘릴 수 있습니까, 없습니까.) 현재 예산 범위 안에서, 2019년도 예산 범위 안에서는 현재 불가능합니다.]

(영상취재 : 이승환, 영상편집 : 조무환, VJ : 정민구·한승민)

▶ "더 이상 죽을 수 없다"…사상 첫 '집배원 파업' 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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