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길거리로 내몰린 3040? 우리가 간과한 점

권애리 기자 ailee17@sbs.co.kr

작성 2019.06.25 10:14 수정 2019.06.25 17:40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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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화요일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와 함께 합니다. 권 기자, 최근 우리 일자리 상황이 좋아졌다. 아니다. 어떤 때는 누구 말이 맞나 헷갈릴 때도 종종 있는데 이런 고용지표를 따질 때 지금까지 중요한 어떤 사실을 하나를 간과해 왔다. 이런 지적이 있어요?

<기자>

네, 고용 상황을 가늠할 때 보는 지표가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중에서도 좀 많이 보는 게 취업자 수죠. 매달 통계가 나옵니다.

'1년 전에 비해서 취업자가 이만큼 늘었다. 줄었다.' 이렇게요. 특히 최근에 우리 경제의 허리가 부실해지고 있다는 근거로 많이 인용이 돼온 게 30~40대 취업자 수가 감소하고 있다는 거였습니다.

실제로 작년 말에 30대 취업자 수가 10만 명 넘게 줄었고요. 40대도 13만 5천 명이 줄어서요. 2000년 이후에 가장 감소 폭이 컸습니다.

이렇게만 보면 굉장히 큰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죠. 30~40대에서 1년 만에 25만 명이 실직한 것 같은 인상을 받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단순하게 취업자 수가 늘고 줄어드는 것만 비교하는 것은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게 문제입니다. 금융연구원 연구진이 최근에 낸 보고서에서 이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한 마디로 이렇게 연령대별 취업자 수를 얘기할 때는 이 연령대의 인구 자체가 얼마나 늘고 줄었는지를 같이 보지 않고서는 상황을 호도할 수 있다는 겁니다.

우리나라가 고령화되면서 30~40대 인구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그만큼 이 연령대 취업자 수가 줄어드는 건 당연한 측면이 좀 있다는 거죠.

<앵커>

그럼 실제로는 30~40대 고용상황이 좋아졌다. 그렇게 봐야 된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게는 얘기하기 좀 힘듭니다. 그건 좀 뒤에 다시 말씀드리겠지만요, 하지만 이 연령대별 취업자가 이만큼 늘었다. 이런 것을 바탕으로 고용상황을 가늠하는 건 착시 효과가 상당히 있다는 건 분명하다는 거죠.

작년 말 40대 취업자 수를 다시 자세히 들여다보면 41세에서 49세까지 오히려 6천 명이 늘었던 것으로 나옵니다. 2017년 말에도 이 사람들은 40대였던 사람들이죠.

그런데 2017년 말의 49살들은 작년 말에는 50세가 됐습니다. 50대 취업자에 묶이게 됐죠. 반면에 새로 40세가 된 취업자는 55만 6천 명이었습니다. 보시면 14만 명 가까이 차이가 납니다.

참고로 이 연령대 인구를 보면요. 새로 50세가 된 사람들은 100만 명 가까이 되고요. 만 40세들은 전체가 75만 명 정도입니다.

40세들이 50세들보다 사람이 적습니다. 그만큼 취업자도 적어졌다고 볼 수 있죠. 30대 취업자 수 변동도 비슷한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제 우리나라의 베이비붐 세대는 모두 50대 이상이고 아래로 내려올수록 사람이 적습니다.

그래서 금융연구원은 앞으로 취업자 증감 지표를 이른바 '연령 프레임 효과'와 함께 분석해서 내놓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인구 구조의 변화를 고려하지 않은 취업자 수 통계는 고용 상황을 크게 잘못 판단할 수 있게 한다는 우려에서 이렇게 바꾸기로 한 겁니다.

<앵커>

네, 그걸 따져봐야 할 것 같기는 한데, 어떤 것을 봐야 일자리 상황을 좀 더 제대로 판단할 수 있을까요?

<기자>

좀 복잡하긴 한데요, 그래도 먼저 따져볼 만한 것은 양질의 업종별 일자리를 보는게 좋습니다. 젊은 민간 일자리가 줄지 않아야 "아 상황이 나쁘지 않구나" 할 수 있는 거죠.

그리고 연령대별 상황은 연령대별 고용률을 보는 게 단순 취업자 수보다 정확하겠습니다. 이것을 생각하고 최근 상황을 보면 5월은 전체 고용률이 통계 작성 이래 최고였는데요, 실업자 수도 역대 5월 중 최다입니다. 어떻다는 건지 잘 모르겠죠.

뜯어봤더니 고용률이 가장 늘어난 게 60대 이상, 그중에서도 65세 이상입니다. 40대 고용률은 떨어졌고요. 30대는 변화가 없습니다.

업종별로 보면 민간 고용시장의 척추라고 할 수 있는 제조업 일자리가 14개월째 줄고 있고요. 눈에 띄게 증가한 게 보건업, 사회복지서비스업, 그리고 특이하게 예술·스포츠 관련업입니다.

도서관, 박물관의 60대 공공부문 일자리가 늘어서 그렇습니다. 한 마디로 정책적으로 마련된 고령층 일자리가 늘어난 거고요. 질 좋은 민간 일자리 늘었다고 보기는 힘듭니다.

여기서 눈에 띄는 게, 전체 고용률이 역대 최고라고 했죠. 그런데 금융연구원이 인구 관련해서 또 하나 지적했던 게 고령사회에서는 점진적으로 전체 고용률이 좀 떨어진다는 거였습니다.

사람이 많은 고령층에서 경제활동을 많이 안 하니까 그렇게 되겠죠. 그런데 5월의 우리나라는 특이하게 사람 많은 고령층의 정책 일자리가 워낙 늘다 보니까, 전체 고용률이 높아진 효과가 있었던 겁니다.

한 마디로 취업자 수가 아니라 고용률로 들여다봐도 허리 상황이 딱히 좋지 않다. 질 좋은 일자리가 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그렇게 얘기할 수 있습니다. 단, 실업자 수가 역대 5월 최다인 건 큰 의미가 없다. 여기도 인구구조 등장합니다.

15세 이상의 전체 인구가 아직 늘어나고 있으니까 실업자도 느는 것도 있기도 하고요. 지난달은 60대 실업자가 43%나 급증한 게 큽니다. 60대 실업난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얘기는 아니고요.

고령층 재정 일자리가 늘다 보니까 그만큼 취업 시장에 잡히게 된 고령층이 늘었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니까 실업자 수 자체에는 너무 놀라지 않으셔도 된다.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