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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덤채팅으로 청소년 성매수 60% 넘어

[SBS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4:20 ~ 16:00)
■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 방송일시 : 2019년 6월 24일 (월)
■ 대담 : SBS 김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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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3 여중생으로 위장, 채팅 앱 접속 해 실상 파악
- 1,034명 중 성매수 제안한 남성 285명…전체 26%
- '랜덤 채팅앱' 상에서 성적 목적으로 접근하는 사람 60% 넘어
- 채팅앱 상에서 성매수 조건만남·용돈만남 등 은어로 표현해
- 아동청소년 성매수 유인·권유 처벌 조항 있지만 작동 안 돼


▷ 김성준/진행자:

랜덤채팅 앱. 이게 요즘 청소년 성매매의 장이 되고 있다고 합니다. 성(性)을 사고파는 행위 중에서도 청소년의 성을 사는 행위에 대해서는 우리 법이 엄하게 처벌하고 있죠. 하지만 랜덤채팅 앱에서는 청소년 성매수 시도가 버젓이 이뤄지고 있고요. 또 얼마나 횡행하는지조차 제대로 파악이 되지 않고 있다고 하는데요. SBS 데이터 저널리즘 팀 마부작침이 이 랜덤채팅 앱에 직접 접속해서 그 추악한 실태를 알아봤다고 합니다. 자세한 이야기 SBS 데이터 저널리즘 팀 마부작침의 김학휘 기자에게 들어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SBS 김학휘 기자:

네. 안녕하세요.

▷ 김성준/진행자:

우선 이 랜덤채팅 앱이 무엇인지 간단하게 설명해주고 넘어가죠.

▶ SBS 김학휘 기자: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중에서 모르는 사람과 채팅을 할 수 있는 기능이 있는 앱이 있어요. 대부분 위치기반 서비스로 이뤄지는데. 만약 제가 앱에 접속한다. 그러면 제 주변에 거리 순으로 사람들이 쭉 정렬이 돼요.

▷ 김성준/진행자:

거리라는 것은 내가 지금 있는 위치에서 누가 더 가까운가에 따라서요.

▶ SBS 김학휘 기자:

네. 위치기반 서비스니까 제 위치에서 근처에 있는 사람들 중 대화명을 보고 대화를 걸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앱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본 적은 있는 것 같다. 해본 적은 없어도. 그런데 그게 친한 사람 찾고 네트워킹 하는 것이잖아요. 아무래도 그런 것들이 성매매와 자연스럽게 연결될 위험성은 분명히 있네요. 느끼기에도.

▶ SBS 김학휘 기자:

기술이 발전하면서 예전에 아동청소년 성매매 문제에 있어서 채팅 아실 거예요. 버디버디라든지. 이런 인터넷 채팅이 기술의 발달로 인해서 모바일 앱으로 넘어온 것으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이 채팅 앱에 직접 들어가서 취재를 시작한 겁니까? 어떻게 했는지 얘기 좀 해주시죠.

▶ SBS 김학휘 기자:

저희 팀원 중 두 명이 채팅 앱 네 개를 골라서 일주일 동안 채팅만 진행을 해봤어요. 랜덤채팅 앱에서 아동청소년 성매매가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은 계속 지적을 당하고 있는 문제거든요. 이를테면 여성가족부나 인권위에서 실태조사를 하면 채팅 앱에서 대부분 아동청소년이 성매매 창구로 이용된다. 그래서 저희가 실태가 어떤가 싶어서 어떻게 해볼까 하다가 직접 가상의 캐릭터를 설정하고. 왜냐하면 평균 성매매 피해 청소년의 연령이 16세 정도 되거든요. 중3 여중생으로 설정하고 채팅 앱에 가서 실상이 어떤지 보자, 이런 취지로 시작이 됐고요.

▷ 김성준/진행자:

일종의 함정취재를 시작한 것이로군요.

▶ SBS 김학휘 기자:

예. 함정취재, 함정수사 비슷한 개념으로 저희가 접근했는데. 저희가 앱에 들어가서, 저희는 가만히 있고요. 여중생이라고 하고 대화명도 가나다라 이렇게 해놨습니다. 그리고 일주일 동안 딱 1,034명과 대화를 받은 거죠.

▷ 김성준/진행자:

가만히 있는데 대화하겠다고 온 사람이 1천 명이 넘었다.

▶ SBS 김학휘 기자:

모두 남자였고요. 연령대는 속일 수도 있으니까, 다양했습니다. 이 사람들이 16살 여중생에게 어떠한 목적을 가지고 대화를 걸까? 이걸 저희가 카테고리화 해봤는데요. 이를테면 대화가 대부분 어느 정도 성매수를 제안하는지 보고. 음란채팅, 성적인 목적으로 접근한 사람이 어느 정도인지 보고. 단순 채팅이 어느 정도인지 봤는데. 1,034명 중에 성매수를 제안한 남성이 285명, 26% 정도 됐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4명 중 1명은 성매수 목적으로 들어간 거네요.

▶ SBS 김학휘 기자:

네. 그리고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성매수라고 하면 금전적인 대가를 약속하고 성관계를 원하는 거잖아요. 이를테면 금전적인 대가는 말하지 않고 단순히 성적인 목적으로 만나자, 성적인 목적으로 대화하자. 어쨌든 성적인 목적으로 접근한 사람은 거의 60%가 넘어가더라고요. 64%.

▷ 김성준/진행자:

아까 금전적인 제공을 약속하면서 접근한 사람을 포함해서요?

▶ SBS 김학휘 기자:

예. 64%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아까 1천 명 넘게 들어온 사람 중에서 절반이 훨씬 넘는 사람들이 16살 여중생이라고 하니 성매수 하려고 들어온 것이군요? 성적인 목적으로 들어온 것이군요?

▶ SBS 김학휘 기자:

목적이 성적인 목적이에요. 이런 식으로 실태가 문제가 있다는 말은 많았지만, 실태가 어느 정도인지 몰라서 실험을 해본 것인데. 심각하더라고요.

▷ 김성준/진행자:

16살 여중생의 계정으로 무언가 남성들을 유혹하거나 성적인 접촉으로 유도하려는 메시지를 남기는 것도 아닌데.

▶ SBS 김학휘 기자:

저는 철저하게 소극적으로. 대화명도 가나다라, 그냥 여자다. 그런데 대화를 먼저 걸지도 않고 가만히 있어봤어요.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우선 대화를 걸어온 사람이 있을 때는 대화에 응했고.

▶ SBS 김학휘 기자:

이 결과를 가지고 시민단체와 공유도 했었는데. 시민단체의 말은 취재팀에서 소극적으로 가만히 있었기 때문에 이 정도 수치이지.

▷ 김성준/진행자:

가만히 있어서 60%다.

▶ SBS 김학휘 기자:

원래 자기들이 봤을 때는 훨씬 높을 것이라는 거죠.

▷ 김성준/진행자:

심각한 문제네요. 그리고 애초에 대화를 시작하기 전부터 16살이라는 것은 알고 들어온 사람들이네요.
랜덤채팅앱 청소년 성매매
▶ SBS 김학휘 기자:

아는 앱도 있고 모르는 앱도 있는데요. 이를테면 채팅 앱에서 나이 설정을 16세로 할 수 있는 앱도 있고, 20세가 최저 연령인 경우도 있거든요. 그래서 저희가 어떻게 실험을 했느냐면. 최저 나이로 설정을 해놓고 대화를 걸면 미성년자인 것을 밝혔을 때.

▷ 김성준/진행자:

사실은 16살이다, 이렇게 밝혔을 때 얼마나 반응을 하느냐.

▶ SBS 김학휘 기자:

반응을 저희가 예스와 노로 분류를 했었는데. 이를테면 성매수를 제안한 남성 가운데 미성년자라고 확실히 밝혔을 때도 285명 가운데 80%는 상관없다.

▷ 김성준/진행자:

거의 200명 넘는 사람이.

▶ SBS 김학휘 기자:

210여 명 정도는 반응이 너만 괜찮으면 나는 괜찮다. 문제없다. 충격적이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처음에 그러면 채팅 앱에서. 정말 생전 모르는 사람들끼리 채팅하는 거잖아요. 거기서 성매수 합의까지 가는 과정이 어떻게 되는지 궁금해요. 대화가 어떻게 오가나요?

▶ SBS 김학휘 기자:

저도 채팅 앱을 처음 해봐서. 16세 여중생으로 설정하고 있었지만 저도 모르잖아요. 대부분의 대화가 그거예요. 조건만남, 용돈만남, 비건전만남, 이것을 은어로 표현해요. 'ㅈㄱㅁㄴ(조건만남)' 이런 식으로 메시지가 와서 일대일 채팅방에서 흥정이 들어가는 거죠.

▷ 김성준/진행자:

조건만남을 'ㅈㄱㅁㄴ'이라고 하는 거군요.

▶ SBS 김학휘 기자:

조건만남이라고 그대로 치면 앱 필터링에 걸릴 수도 있고, 방심위 같은 곳에서 모니터링 하다가 제재를 가하거든요.

▷ 김성준/진행자:

별 게 다 있네요. 이런 심각한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채팅 앱이 몇 군데나 있습니까? 어떤 곳이 있나요?

▶ SBS 김학휘 기자:

이게 생겼다가 없어졌다가 계속 반복되고 있는 상황인데. 2016년에 여성가족부에서 성매매 실태 보고서를 낸 적이 있는데. 그 당시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랜덤채팅, 소개팅 이런 관련 키워드로 검색해서 800여 개 앱을 1차 분류했고요. 800여 개 앱들을 다 들어가서 성매매와 관련이 있는지 봤는데. 최종적으로 317개 앱을 성매매 조장 앱으로 정의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저희가 취재를 하면서, 단순히 채팅이라고 검색했을 때 나오는 앱이 현재 250개 정도 됩니다.

▷ 김성준/진행자:

국내 앱 뿐만 아니라 해외 앱에서도 이런 경우가 많을 것 같은데요. 해외 앱 같은 경우는 'ㅈㄱㅁㄴ' 이런 표기로 문제가 된다 하더라도 단속할 방법은 없겠네요.

▶ SBS 김학휘 기자:

앱 자체가 사실 등록제로 되어 있는 상황이 아니라. 구글 플레이 스토어라는 게 오픈마켓이잖아요. 개발자들이 만들면 올리는 상황이라서. 제재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봐야겠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이건 사실상 함정수사를 통해서 성매매 하려는 사람과 시간과 장소를 약속하고 거기 가서 체포하거나 그러지 않으면. 이건 단속할 방법이 없는 것 아닙니까?

▶ SBS 김학휘 기자:

이걸 경찰도 취재를 해봤는데요. 경찰이 여성가족부 합동으로 매년 단속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어떻게 하나요?

▶ SBS 김학휘 기자:

저희가 이것을 어떻게 잡는지 물어봤는데. 대부분 경찰은 함정수사는 하지 않는다고 해요. 채팅 앱에 본인 나이 30대 남성으로 접속을 해서. 그러면 성매매를 할 것 같은 여성이라든지 알선업자를 추적한다고 해요. 여기서 사건이 많이 나오지만 단순히 청소년이 들어와서 바로 성매매 유인되는 경우도 있지만 알선업자 끼는 경우도 있잖아요. 경찰은 알선업자를 노려요. 알선업자를 만남 약속을 하고, 현장에 가서 검거하고, 너 이때까지 뭐 했느냐 휴대폰 보자. 그러면 관련된 성매수남들이 쭉 나오는 것이고. 그걸 단속하는 것이지 단순히 성매수를 유인하고 있는 상황이잖아요. 저희가 실험한 것은. 이것에 대해서는 수사가 제대로 진행이 되고 있지는 않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워낙 광범위하니 그렇겠죠.

▶ SBS 김학휘 기자:

그런데 법에는 있거든요. 우리 청소년성보호법에 어떻게 규정되어 있냐면. 성매수를 한 남성을 제재하는 규정이 있고, 아동청소년 성매수를 유인하거나 권유한 사람을 처벌하는 조항도 있어요. 실제로 현실에서 작동을 안 하는 거죠.

▷ 김성준/진행자:

참 그것도 답답한 노릇이네요. 이런 식으로 번져가고 있으면 인터넷, 이제 모바일을 통해 번져나가는 속도는 감당할 수 없을 텐데. 특별한 대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여기까지 정리하겠습니다. SBS 김학휘 기자와 함께 얘기 나눠봤습니다. 수고했습니다.

▶ SBS 김학휘 기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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