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그룹 정태수 회장 아들 21년 만에 국내 송환…두바이서 검거

회삿돈 320억 원을 해외로 빼돌린 혐의로 수사를 받다 잠적한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의 아들이 두바이에서 검거돼 오늘 국내로 송환됩니다.

지명수배 상태에서 도피 생활을 한 지 21년 만입니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정태수 전 회장의 넷째 아들인 정한근 씨가 최근 두바이에서 붙잡혀 오늘(22일) 인천공항을 통해 한국에 도착합니다.

검찰은 우리 시간으로 오늘 새벽 3시 정한근 씨가 두바이에서 한국행 비행기에 탑승했고, 낮 12시 인천공항을 통해 국내로 송환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정 씨는 1997년 11월 시베리아 가스전 개발회사인 동아시아가스(EAGC)를 세우고선 당시 한국 돈으로 320억 원에 달하는 회삿돈 3천270만 달러를 스위스의 비밀계좌로 빼돌린 혐의를 받았습니다.

정 씨는 1998년 한보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자취를 감췄습니다.

정 씨에 대한 신병 확보가 어려워지자 검찰은 2008년 9월 공소시효 만료를 이틀 앞두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재산 국외 도피 및 횡령 혐의로 정 씨를 불구속기소 했습니다.

정 씨가 국내에 들어오면 10년 넘게 미뤄진 재판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입니다.

'한보 사태'의 장본인인 정태수 전 회장 일가는 외환위기 이후 계속해서 해외 도피 생활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는데, 정 전 회장의 경우 현재 생사도 알 수 없는 상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