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부른 軍 발표 사전 협의한 청와대 안보실도 조사

<앵커>

북한 선박이 강원 삼척항에 정박한 사실을 그대로 드러내지 않은 지난 17일, 그러니까 월요일 국방부 브리핑은 청와대 안보실과 사전 협의한 거라고 오늘(21일) 청와대가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청와대는 '경계 태세에 문제없었다'고 잘못 브리핑한 부분에 대해서는 지금 청와대 안보실도 조사하고 있지만, 그 과정에 축소나 은폐는 없었다고 했습니다.

김정윤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17일 합참의 브리핑 내용입니다.

[김준락/합참 공보실장 (지난 17일 브리핑) : 북한 소형 선박 1척이 삼척항 인근에서 발견된 경위를 조사했습니다. 조사 결과 전반적인 해상·해안 경계 작전에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이틀 전인 15일, "북한 어선이 삼척항으로 왔다"고 해경이 청와대와 합참 등에 보고하고 보도자료까지 냈는데도 군은 삼척항 '인근'에서 발견됐다고 했고 대다수 언론과 국민은 표류하던 작은 배가 바다에서 발견된 것으로 받아들였습니다.

그런데 합참 브리핑 내용은 청와대 안보실과 사전 협의를 거친 것이었습니다.

청와대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은 "전체 상황은 청와대 안보실에서 판단했고 발표문 내용도 사전에 알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청와대는 '경계 태세에 문제없다'고 한 것은 안이하고 잘못한 것이어서 청와대 안보실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삼척항 인근이라는 표현은 군에서 많이 쓰는 용어라서 축소·은폐는 없었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인근이라는 말이 북한 선박의 삼척항 정박이라는 중요한 사실을 가리는 동안 모든 사실을 파악하고 있었던 청와대와 군은 정박 사실에 관한 언론 보도 전까지 오해를 바로잡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인근이라는 단어 사용에 문제가 없다는 비상식적 해명만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이번 사건을 제대로 보고하고 국민에게 제대로 알리지 못한 부분을 철저히 점검해 달라고 했고 국민에게 사과한 국방장관이 허위 보고나 은폐 행위가 있었는지 엄정히 조사하겠다고 약속한 상황에서 청와대 참모들이 축소·은폐가 없었다고 미리 선을 긋는 것은 진상 규명에 도움이 될 리 없습니다.

(영상취재 : 유동혁·신동환, 영상편집 : 박진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