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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대통령, 남북정상회담 서두를 필요 없어

[SBS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4:20 ~ 16:00)
■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 방송일시 : 2019년 6월 21일 (금)
■ 대담 :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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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이례적 방북, 미국에 대한 메시지
- 중국 행보가 트럼프 재선에 영향 줄 수 있다는 의미
- 중국이 북한 우회 지원 시, 北 협상력 더 갖게 되는 것
- 문재인 대통령, 남북정상회담 서두를 이유 없어


▷ 김성준/진행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집권 이후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해서 김정은 위원장과 만났습니다. 시 주석이 평양에서 황제 대접을 받고 있다는 소리가 들리네요. 다음 주 시작될 G20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번 북중정상회담이 향후 비핵화 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오늘의 인터뷰>에서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

예. 안녕하세요.

▷ 김성준/진행자:

시진핑 주석도 집권 이후 처음 방북이지만, 중국 최고지도자로 따지면 14년 만의 방북이라고요. 시 주석이 이렇게 이례적인 방북한 이유, 무엇일까요?

▶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

역시 미국에 대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알려진 것처럼 일단 국빈 방문인데 1박 2일이면 시기도 굉장히 짧은 것이고요. 그리고 바로 G20이 연결되는데 일정이 무리함에도 북한을 방문한 것은 G20 때 아주 중요한 미중 간의 담판을 앞두고 한반도에서의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을 수 있다는 능력을 보이려는 의도가 가장 크다고 생각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실제로 시진핑 주석이 북한에 가면서 북한에 힘을 보태겠다. 이렇게 말을 했다고 하는데. 조금 연결고리랄까 그게 궁금한 게. 북한에 힘을 보태고, 북한과 연대를 강화하는 게 G20에서 미국과의 관계 설정에 중국에 어떤 유리함을 주는지 잘 모르겠네요.

▶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

중국이 전반적으로 메시지를 지금 잘 관리하고 있습니다. 일방적으로 북한 편을 들거나 일방적으로 미국 편을 들고 있지는 않고요. 해석을 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것을 열어서 어떻게 보면 중의적인 표현을 계속 쓰고 있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북한에 대해서는 대화의 필요성을 계속 지적했죠. 그 의미는 어쨌든 북미 간에 협상이 안 되는 것은 북한이 대화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니까. 그 의미는 북한으로 하여금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라는 의미가 되고요. 더불어서 지금 말씀하신 북한의 합리적인 안전이라든지 발전에 대한 관심을 해결해야 된다는 것은 당연히 북한 편을 드는 발언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둘 다의 의미가 있고요. 또 하나 지금 주목하는 게 중국이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표현이 계속 나오거든요. 예를 들어서 조선반도의 비핵화 실현과 지역의 장기적인 안전을 위해서 건설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이전보다는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의지는 분명히 표명하고 있다. 그렇게 판단이 됩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러면 간단하게 제가 정리를 하자면. 김정은에 대해서는 미국의 위협에 대해서 내가 뒷배가 되어주겠다. 그 다음에 미국에 대해서는 북한이 저렇게 버티지 않고 대화로 나올 수 있도록 내가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존재다. 그러니까 함부로 중국 건드리지 마라. 당신에게 유리하려면. 이렇게 트럼프에게 얘기한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

그렇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딱 그 의미고요. 특히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 북한 비핵화라는 것은 매우 중요하죠. 개인적으로도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지금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대외정책이 다 어려움을 겪고 있지 않습니까?

▷ 김성준/진행자:

이란, 베네수엘라 다 그렇죠.

▶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

그나마 지금 대선도 재선에 나가겠다고 출정식을 한 입장에서 외교정책에 대한 성과로 계속 내세우는 것이 북한 문제죠. 적어도 핵과 미사일, 장거리 미사일입니다만. 발사 실험을 하지 않는다. 그리고 본토에 대한 위협은 없다. 그런 입장이기 때문에 시진핑 주석은 아마 그 틈을 파고든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래서 자신들, 중국의 입장에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내정치적인 재선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아주 명확히 보여주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한 메시지는 전달하고 있다. 지금 그렇게 판단이 됩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렇다면 지난 1년 남짓 동안 진행되어 온 비핵화 협상. 주인공, 주연은 미국과 북한이고. 우리는 문재인 대통령 표현대로라면 중재자, 한반도 운전자로서 중간에서 역할을 하는 것이고요. 그렇게 세 나라가 역할을 맡아서 진행을 해왔던 건데. 여기서 중국이 굉장히 목소리를 크게 내게 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잖아요. 그렇다면 비핵화 협상 전반과 관련해서 어떤 변화가 있을지 궁금하네요.

▶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

이게 긍정적인 의미와 부정적인 변화 둘 다 우리는 대비를 해야 된다고 생각이 들거든요. 큰 틀은 결국 미중관계가 앞으로 어떻게 되느냐에 달려 있기는 한데. 중국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중국이 북한에 대한 영향력이 있는 것은 분명하니까요. 대화를 북한이 거부하고 있는 북미 간의 실무 대화를 적극적으로 관장한다든지 해서. 무언가 지금 막혀 있는 것이 진행이 된다면 그것은 긍정적인 영향으로 볼 수 있지만. 그것보다는 지금 말씀하신 큰 틀에서 중국이 일종의 북한의 뒷배를 봐주겠다는 식으로. 물론 지금 노골적으로 유엔 제재결의안을 위반하면서까지 지원을 해줄 가능성은 없지만 방법은 많이 있습니다. 그런 형식으로 간다면 북한의 입장에서는 협상력을 더 갖게 되고. 그러면 더욱 더 미국과의 대화에 안 나올 수도 있죠. 중요한 것은 이것을 어떻게 하면 중국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이 됩니다.
북중정상회담 앞서 악수하는 시진핑과 김정은 (사진=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 김성준/진행자:

우리가 그 동안 북핵 협상에서 일종의 지렛대 역할, 다시 말해서 북한에 대해서는 미국의 입장을 설명해주고 잘 해보자. 미국에 대해서는 북한 김정은 정권이 그렇게 끝까지 세게 나갈 것 같지는 않으니까 조금만 양해해주고 가보자. 이런 역할을 해왔잖아요. 그런데 그 역할을 중국이 맡게 될 가능성이 있을 것 같아 보여요. 북한 김정은이 더 이상 문재인 대통령과 우리 정부에 기대하기 보다는 그런 역할을 중국에게 맡기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고. 그러면 우리로서는 상당히 난감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

그럴 수 있죠. 그런데 지금 지렛대나 촉진자 역할을 누가 하느냐의 문제인데. 이것은 저는 2차 하노이 정상회담부터는 조금 상황이 바뀌었다고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북한의 입장에서는 미국과 직접 소통 채널이 있는 거죠. 이전 같은 경우에는 한국이 중간에 서서 중재자가 됐든 촉진자가 됐든 양쪽의 입장을 전달하는 시스템이었는데. 이제는 더 이상 그렇지 않고 북한이 원한다면 직접적으로 미국과 얼마든지 소통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지금은 변화된 역할을 한국과 중국이 해야 하는데. 어쨌든 북미 간의 비핵화 협상은 북미가 당사자로 하고 있으니까 그 분위기를 어떻게 이끌어 가느냐. 예를 들어서 이번에 시진핑 주석이 가서 한 얘기 중 하나가 북한의 안전에 대해서 계속 얘기를 하니까, 그것은 결국 평화 체제, 종전 선언과 연계가 되어 있지 않습니까? 어떤 시점에서 북한의 체제 안정을 보장하면서 더불어 중요한 것은 북한이 전향적인 비핵화 조치를 해나갈 수 있도록 하느냐. 그 역할을 한국과 중국이 조금, 이전과는 촉진자와 중재자에서 빠져서 역할을 하는. 그런 형태로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 김성준/진행자:

어떻게 보면 비핵화 협상이 처음에 진행됐을 때 미국이나 우리가 기대했던 북한이 전면적인 비핵화라든지, 뭐든 리스트를 다 제출한다든지. 이럴 가능성을 처음에 기대했는데. 지금은 그 기대와는 완전히 거꾸로 되어 있는 상태잖아요. 어떻게 보면 협상이 사실상 중단되어 있는 상태인데. 중국이 들어옴으로 해서 조금이라도 북한 보고 이건 조금 내놓아야 되겠다, 이건 양보해야겠다. 이런 얘기를 하는 긍정적인 효과는 있을 수 있겠지만. 또 다른 한 편으로는 내놓을 수 있는 카드를 우리와 미국이 처음에 기대했던 것만큼 한꺼번에 다 풀어놓지 않아도 되는 상황을 북한에게 주게 되는 것 아닌가 싶네요.

▶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

그렇습니다. 제가 말씀드린 것처럼 두 가지 가능성이 다 있다고 하는데요. 만약 중국이 북한을 상대로 비핵화 협상을 카드로 갖고 미국에 대해서 압력을 가하겠다면 지금 말씀하신 게 충분히 가능하죠. 예를 들어서 당장 인도주의적인 지원, 오늘 발표가 날 가능성도 있습니다만. 쌀과 비료 아니면 관광 등을 확대한다면 지금 북한이 가장 다급한 문제는 경제 제재 압박으로 인해서 경제가 어려워지는 상황이니까. 그러면 숨통이 트일 수 있죠. 그렇게 되면 미국과의 협상에서도 서두를 이유가 없이 자신들의 기존 입장을 계속 유지하면서 끌어갈 수 있다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지금 미국은 중국에 대해, 제 판단에는 재무부가 다시 그런 제재도 얘기하고 있고. 또 인신매매국 지원 얘기도 하고 있고. 중국에게 나름대로 경고를 보내고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 김성준/진행자:

경고를 보낸다는 말씀을 다시 해석하면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시진핑 주석이 지금 평양 가서 김정은 위원장 만나는 게 그렇게 달갑지는 않을 것 같다고 해석할 수도 있겠죠.

▶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 조용히 있거든요. 트럼프 대통령의 성격상 트위터를 한다든지 분명히 얘기를 할 텐데 지금 아무 얘기도 없습니다. 지난 1월 달에 북한과 중국 사이의 정상회담 과정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아무 말도 안 하고 있었거든요. 그것은 어떻게 보면 부정적인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거죠. 한 번 두고 보겠다. 이 이후에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이느냐. 왜냐하면 여태까지 북한과 중국 사이의 정상회담 이후에 트럼프 대통령은 늘 중국책임론을 얘기했거든요. 북중 간의 정상이 만나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북한 입장이 변하더라. 이번에도 경고를 보내면서 어떤 식으로 될지. G20 때 만나니까 그 때까지는 침묵하면서 두고 보겠다. 그런 입장을 보인다고 생각이 됩니다.
남북정상 문재인 김정은 (사진=연합뉴스)
▷ 김성준/진행자:

마지막으로 이렇게 되면 문재인 대통령 입장에서는 사실 4차 남북정상회담을 빨리 열었으면 하는 생각이 절실한데. 빨리 열릴 수 있을까요? 아니면 김정은이 별로 필요를 못 느껴서 지연될 가능성이 있을까요?

▶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

글쎄요. 저는 남북정상회담을 그렇게 서두를 만한 이유는 없다고 생각이 들거든요. 왜냐하면 남북정상회담을 하면 좋지만 지금 북한이 계속 거부하는 것이고. 북한은 지난 김정은 위원장이 4월 12일 시정연설에서 한국의 역할을 분명히 규정했습니다. 미국과의 한 편이 아니라 우리 민족끼리의 한 편으로. 북한 편을 들라는 얘기죠. 그렇게 규정이 된 상태이기 때문에 지금 우리가 대화를 하자고 해도 북한이 응하지 않고 있는 것이죠. 그래서 지금 우리 정부가 너무 서두를 필요는 없고, 분명히 기회는 다시 옵니다. 그 기회를 대비하면서 여러 가지 더 중요한 문제들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 김성준/진행자:

잘 알겠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지금 복잡한 비핵화 방정식인데 여기에 중국이라는 또 다른 큰 변수가 생긴 것 같아서 앞으로 지켜봐야 할 것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

예. 감사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지금까지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와 말씀 나눠봤습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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