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년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촬영한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
문화재계 관심사 중 하나였던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국보 제101호) 보존처리 후 행방이 '귀향'으로 결론났습니다.
지광국사탑이 지난 110년간 제자리를 떠나 이곳저곳을 떠돌며 겪은 수난은 바람 잘 날 없었던 한국 근현대사와 궤를 같이합니다.
고려시대 '국사' 법계를 받은 지광국사 해린(984∼1067) 사리를 모신 승탑인 지광국사탑은 1085년(선종 2년) 지금의 강원도 원주 부론면 법천사지에 조성됐습니다.
당대 승탑 중 최고로 꼽히는 지광국사탑은 일제강점기인 1911년 문화재 수탈에 혈안이 된 일본인 손에 해체되면서 본격적인 수난의 길로 접어들었습니다.
그해 서울 명동의 무라카미 병원으로 옮겨진 탑은 이듬해 서울 중구 남창동의 와다 저택 정원으로 또 이건됐다가, 같은해 5월 아예 일본 오사카로 반출됐습니다.
조선물산공진회장 평면도(1916), 총독부박물관 배치도(1926) 등을 보면 탑이 경복궁 안에서도 계속 이동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1915년 경복궁 내 조선물산공진회 미술관 앞 정원, 경회루 동편 근정문 부근을 거쳐 1932년에는 해체돼 동편 사정전과 아미산 사이에 재건립됐습니다.
탑은 한국전쟁 때 폭격을 맞아 크게 파손됐지만, 1957년 치밀한 고증 없이 급하게 복원됐습니다.
이후 1990년 국립고궁박물관(당시 국립중앙박물관) 뒤뜰로 이전해 2015년까지 자리를 지켰습니다.
그 시간만큼 상처를 많이 입은 탑은 현재 대전 유성구 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재보존과학센터에서 해체돼 각종 보수를 받고 있습니다.
연구소는 해체 부재들을 기록하고, 모르타르를 제거하고, 파손된 부재를 접착하고, 결실된 부재들은 새 돌로 제작 중입니다.
탑과 탑비는 보호각과 전시관 중 보존 방식이 확정돼 설치된 이후에 재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사진=국립중앙박물관·문화재청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