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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99명 중 22명이 암 환자…엉터리 조사가 피해 키웠다

<앵커>

마을 주민 99명 가운데 22명이 암에 걸렸고 이 가운데 14명이 숨진 전북 익산의 장점마을이라고 있습니다. 정부가 1년 반 동안 역학조사를 한 결과 마을 인근의 비료공장에서 배출한 발암물질이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보도에 장세만 기자입니다.

<기자>

2001년 비료공장이 들어선 직후부터 악취와 매연, 공장 폐수 등으로 장점마을에서는 민원이 계속됐습니다.

폐암과 피부암 등 집집마다 암 환자가 생겨났습니다.

전북 보건환경연구원이 수차례 공장을 조사했지만, 문제의 발암물질은 찾아내지 못했습니다.

주민들은 공장에서 원료로 쓴 담뱃잎 찌꺼기, 연초박의 유독성 문제를 지적했지만, 지자체 조사에는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임형택/익산시의원 : 환경법에서 정해놓은 대기 배출 물질들의 종류가 딱 정해져 있습니다. 그 항목만 조사를 해서 그게 넘지 않으면 문제가 없는 사업장이 되는 겁니다.]

상황이 바뀐 것은 2016년 주민들 노력으로 비료 공장의 위법 사실이 드러나면서부터입니다.

담뱃잎 찌꺼기는 열을 가하면 유독 물질이 나오기 때문에 가열하지 않는 퇴비 생산에만 쓰도록 돼 있는데, 380도 넘는 고열로 건조시키는 유기질 비료 생산에 사용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습니다.

장점마을 암 발병률은 피부암의 경우 전국 평균보다 20배 이상 높은 것으로, 비료공장 근로자 30명 가운데 5명도 암에 걸렸습니다.

조사가 지체되는 동안 공장이 파산해 당시 발암물질 배출량을 파악하지 못하면서 직접적 인과관계를 밝히는 데는 한계를 드러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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