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이기흥 회장 출국…북한 체육상과 담판

권종오 기자 kjo@sbs.co.kr

작성 2019.06.21 08:47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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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오늘(21일) 출국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본부가 있는 스위스 로잔에서 김일국 북한 체육상과 만나 2020년 도쿄올림픽 단일팀을 비롯한 전반적인 남북 체육교류와 관련해 담판을 벌입니다. 두 사람의 회동은 IOC가 신청사 개관식을 기념하기 위해 전 세계 국가올림픽위원회(NOC) 위원장들을 스위스 로잔으로 초청하면서 이뤄지게 됐습니다. 이기흥 회장은 현재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위원장이고 김일국 북한 체육상은 조선올림픽위원회 위원장입니다.

당면한 가장 큰 현안은 북한의 2019 광주 세계수영선수권 참가 문제입니다. 대회 개막일이 7월 12일인데 북한은 지금까지도 참가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광주 조직위원회는 북한의 참가 여부가 국민적 관심 제고와 대회 성공에 큰 영향을 끼친다고 판단해 북한의 출전을 마지막까지 기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7월 3일까지만 북한이 결심한다면 출전하는데 문제가 없다는 게 조직위원회의 설명입니다.

두 번째 논의 사항은 지지부진한 남북 단일팀 구성입니다. 남북 정상은 지난해 9월 19일 <평양공동선언문>을 통해 "남과 북은 2020년 하계올림픽경기대회를 비롯한 국제경기들에 공동으로 적극 진출한다"고 발표했고 그 후속 조치로 지난 2월 15일 스위스 로잔에서 체육회담을 열고 여자하키, 여자농구, 조정, 유도 혼성단체전 등 총 4개 종목에 걸쳐 도쿄올림픽 단일팀을 구성하기로 합의했습니다.

하지만 북측은 이후 구체적인 선수 선발 계획과 훈련 일정에 대해 지금까지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여자 하키 대표팀은 이미 6월 8일부터 아일랜드에서 열린 국제대회에 남측 선수들로만 팀을 구성해 출전했습니다. 북한이 다음 달까지도 단일팀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을 경우 여자 하키는 물론 여자 농구와 조정의 남북 단일팀 구성도 사실상 무산될 가능성이 큽니다.
도쿄올림픽 단일팀 구성을 논의하기 위해 북한 평양에 파견된 박철근 대한체육회 사무부총장이런 상황을 우려한 대한체육회는 박철근 사무부총장을 지난 5월 17일부터 20일까지 북한 평양에 파견했습니다. 대한체육회 국제본부장을 역임한 박철근 부총장은 그동안 남북 체육회담에서 남측 실무를 전담해온 남북 체육교류 분야 전문가입니다.

박철근 부총장은 평양 방문에서 고철호 조선올림픽위원회 서기장을 만나 난항에 빠진 도쿄올림픽 단일팀 구성 문제를 다시 논의할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고철호 서기장은 대한체육회 대표단을 아예 만나주지 않았습니다. 당시 북한 측에서는 홍시건 조선평화통일위원회 부장과 주정철 조선탁구협회 서기장이 남측 대표단을 상대했는데 단일팀과 남북 체육교류 얘기만 나오면 손을 저으며 "그런 얘기는 하지 마시라우"라며 일축했습니다.

대한체육회의 한 관계자는 "김일국 체육상이 북한 스포츠의 최고 책임자이지만 남북 단일팀과 광주 세계수영선수권 참가 문제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항이어서 김일국 체육상이 독자적으로 결정할 수 없는 게 북한의 생리이다. 북한 최고위층의 승인이 떨어져야 가능하다는 얘기이다. 어찌 됐든 이기흥 회장은 이번 회동에서 최선을 다해 북한의 세계수영선수권 참가를 설득하고, 남북 단일팀 구성을 재차 촉구할 계획이다"고 밝혔습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사진=대한체육회 제공, 연합뉴스)이기흥 회장은 오는 22일이나 23일쯤 로잔에서 김일국 체육상과 만나 우리 측의 입장을 전달한 뒤 134차 IOC 총회에 참석하고 28일에 귀국할 예정입니다. 로잔에서 열리는 이번 총회에서는 2026년 동계올림픽 개최지가 결정되는데 스웨덴의 스톡홀름과 이탈리아의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2개 후보 도시가 막판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개최지는 오는 24일 IOC 위원들의 무기명 전자 투표를 통해 선정됩니다. 1912년 하계올림픽을 개최했던 스웨덴은 무려 114년 만에 첫 동계올림픽 개최에 도전하는 반면 이탈리아는 지난 1956년 코르티나담페초, 2006년 토리노 등 두 차례 동계올림픽을 개최한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

이번 총회 마지막 날인 26일에는 신규 IOC 위원들이 선출되는데 지난달 집행위원회에서 추천된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이변이 없는 한 당선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기흥 회장은 NOC 위원장 자격으로 추천됐기 때문에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위원장직을 계속 유지할 경우 만 70세가 되는 오는 2025년까지 IOC 위원으로 활동하게 됩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