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한일기업 출연 재원으로 강제징용 위자료"…日에 제안

임상범 기자 doongle@sbs.co.kr

작성 2019.06.19 16:08 수정 2019.06.19 17:12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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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판결과 관련, 한국과 일본 기업의 자발적 출연금으로 재원을 조성해 피해자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는 방안을 일본에 제안했다고 외교부가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대법원이 지난해 10월 30일 신일철주금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책임을 인정한 데 대해 일본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격랑에 휩싸였던 한일관계가 정상화되는 계기가 마련될지 주목됩니다.

그러나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으로 강제징용 피해 보상 문제는 모두 해결됐다'는 입장인 일본은 물론 한국 기업과 피해자들도 이를 수용할지 미지수여서 이런 방안이 현실화할지는 불투명합니다.

외교부 당국자는 오늘(19일) 기자들과 만나 "소송당사자인 일본 기업을 포함한 한일 양국 기업이 자발적 출연금으로 재원을 조성해 확정판결 피해자들에게 위자료 해당액을 지급함으로써 당자사들 간의 화해가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제기된 바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이어 "정부는 일본 측이 이런 방안을 수용할 경우, 일본 정부가 요청한 바 있는 한일 청구권협정 제3조 1항 협의 절차의 수용을 검토할 용의가 있으며, 이런 입장을 최근 일본 정부에 전달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 조세영 외교부 1차관이 지난 주말 일본을 비공개로 방문해 이런 방안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부는 작년 10월 대법원 판결 이후 관계부처 간 협의와 각계 인사 의견 및 여론 청취, 제반 요소에 대한 종합적 검토 등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면서, 해결 방안을 모색해왔습니다.

정부가 7개월여 만에 내놓은 제안은 일본 전범기업과 한국기업이 함께 재원을 조성해 확정판결 피해자들에게 위자료를 제공한다는 내용입니다.

일본이 이런 제안을 수용할 시 재단에 참가할 한국기업은 한일청구권 협정으로 이익을 본 기업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 정부는 청구권협정을 체결하면서 일본 정부에 대한 청구권을 포기하는 대신 5억 달러의 경제협력자금을 받았고 이 중 일부가 기업 지원 자금으로 쓰였습니다.

대표적인 기업은 포항제철로 전체 청구권 자금의 24%에 해당하는 1억 1천948만 달러가 투입됐습니다.
대법, 일본 신일철주금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 (사진=연합뉴스)한국에선 포스코 등이, 일본에서는 신일철주금과 미쓰비시중공업 등이 재원 조성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남기정 서울대 일본연구소 교수는 세종연구소 간행물 '정세와 정책' 최신호에 실은 글에서 "피해 국민에게 돌아가야 할 청구권 자금으로 성장한 기업이 그 이익을 국가와 사회에 환원하는 것은 해당 기업의 책임이자 의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일본은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는 청구권협정으로 모두 해결됐다는 입장이어서, 한국의 제안을 받아들일지는 불투명합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일본의 반응과 관련, "예단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