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환불 NO"…'뜨는 업종' 헬스장, 불만 1위

권애리 기자 ailee17@sbs.co.kr

작성 2019.06.18 09:58 수정 2019.06.18 14:30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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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와 생활 속 경제 이야기 나눠봅니다. 권 기자, 소비자들의 불만, 피해 민원이 가장 많은 분야가 요즘에 헬스장, 피트니스 센터 이런 데라고요?

<기자>

네, 한국소비자원이 최근 3년 동안 접수된 서비스 분야의 피해구제 신청 건수를 살펴봤더니 제일 말썽이 자주 발생한 게 헬스장, 피트니스 센터에서였습니다. 이거 좀 의외 아닌가요?

<앵커>

제 주변에 실제로 피해를 보셨다는 분들이 꽤 있더라고요.

<기자>

저도 몇 분 있기는 했는데 사실 그동안 여기서도 시대적인 변화가 느껴지는 게 있는 게요. 2000년 이후로 이 불명예스러운 1위 자리에서 한동안 내려오지 않았던 게 인터넷 서비스, 그리고 이동전화 서비스 관련 피해였거든요. 둘이서 1위를 번갈아 하다시피 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소비자들의 불만이 워낙 많았다 보니 조금씩 관련 기준 같은 게 정비돼 오기도 해서 이동전화 관련 피해구제 신청은 살짝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여전히 2위긴 하지만요.

그런데 몇 년 전까지만 해도 5위권 바깥에 있던 헬스장 서비스 관련 피해가 1위로 성큼 올라서서, 3년간 소비자원까지 오게 된 분쟁만 4천500건이 넘습니다.

이런 1위는 안 해도 될 텐데요, 어떻게 생각해보면 그만큼 우리 사회에서 건강이나 다이어트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다양한 피트니스 센터나 운동 학원이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뜨는 업종입니다. 1년에 3천 개씩 늘어납니다. 작심삼일이 될지언정, 운동 좀 해볼까 문을 두드려본 경험이 있는 분들도 그만큼 많다는 얘기고요, 그렇다 보니까 관련 피해도 급증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주로 어떤 불만, 어떤 피해가 이렇게 빨리 늘어나고 있는 건가요?

<기자>

90% 이상의 민원이 중간에 계약을 해지하려고 했더니 돈을 돌려주지 않는다. 환불을 못 해준다는 응답을 받았다. 이런 종류의 내용입니다.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게 헬스장, 필라테스나 스피닝 같은 요새 인기 있는 운동법 배우는 시설들 다 해당되는 얘긴데, 보통 장기 계약을 많이 유도합니다.

"한 달만 해본다."거나, "좀 해보고 결정할게요." 그러면 "가격 차가 너무 나서 그건 회원님의 손해다. 한 달만 다니시면 20만 원을 내야 되는데 석 달을 끊으면 석 달에 30만 원이다. 락커도 공짜로 주겠다." 이런 식으로 많이 합니다.

그러니까 대부분 처음부터 장기 계약을 맺고 운동을 시작하죠. 그런데 나한테 사정이 생기거나, 생각했던 거랑 서비스가 달라서 그만두려고 하면 "어차피 당신은 할인된 돈을 냈던 것이기 때문에 이미 그걸 다 쓴 거나 마찬가지다. 처음에 설명했다. 돌려줄 돈이 없다." 이런 식으로 얘기가 되는 겁니다.

서비스가 생각했던 것과 달라서 하루 만에 계약해지를 요청했는데 환불 거부를 당했던 분과 전화인터뷰를 했는데요, 이분이 들은 얘기가 이런 문제가 일어나는 헬스장의 좀 전형적인 유형입니다.

[헬스장 계약해지 피해 구제 신청자 : 5개월에 30만 원에 결제했는데, (하루 다니고 해지한다고 하니까) 하루 이용료가 그쪽에서 부르는 게 15만 원인 거예요. 너무 놀라서요….]

<앵커>

이런 경우에 소비자가 돈을 돌려받을 수 있는 건가요, 없는 건가요?

<기자>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소비자에게 돈을 돌려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왜 그러냐면요, 헬스장 영업은 95%의 이용자가 한꺼번에 최소 3개월 이상 회원권을 끊는 식으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1개월짜리, 또는 하루짜리 이용권 이른바 정상가라는 게 사실상 말로만 존재하는 시장입니다.

비유를 하자면 할인 중이라는 택이 붙어 있어서 걸려있는 옷을 샀는데, 알고 봤더니 내가 산 그 가격이 애초에 그 옷가게에서 목표했던 가격인 것 같은 상황입니다.

네일샵 같은 곳들도 비슷합니다.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이나 체육시설법이나 이런 경우에는 소비자가 낸 돈에서 실제 이용했던 기간에 해당하는 만큼만 못 돌려받고, 위약금 10%만 더 내면 된다고 봅니다.

앞서 들으신 피해 소비자의 경우로 보면요. 정확히는 32만 원을 내고 사실 30분 이용한 건데 절반을 못 받을 뻔했습니다.

하지만 5개월짜리였으니까 32만 원의 150분의 1인 2천 원 정도만 차감하고, 위약금 조로 3만 원 조금 넘게 떼면 나머지는 다 돌려받는 게 맞습니다. 실제 소비자원 통해서 비슷한 금액을 돌려받았고요.

그런데 문제가 기준은 이거고, 분쟁이 생기면 대체로 소비자원 같은 곳 통해서 피해구제가 되긴 하는데요, 체육시설법 시행령에 단서가 하나 있습니다.

사용자랑 따로 약정한 내용이 있으면 꼭 이 기준을 안 따라도 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대체로 이 단서가 요새는 업체가 계약서를 교묘하게 써서 끝까지 조정에 응하지 않을 때의 근거로 잘 쓰입니다.

최악의 경우에는 그러면 소송으로 가야 합니다. 그래서 소비자원이 정부에 대해서 악용될 가능성이 높은 이 조항은 보완하자고 요구하고 있고요.

현재로서는 이런 계약해지 시의 분쟁 가능성을 처음부터 예방하는 팁은 할부로 신용카드 결제를 하는 겁니다. 문제가 생겼을 때 일단 카드사에 지급 거절을 요청할 수가 있거든요.

헬스장처럼 독특한 형태의 장기계약 서비스에서 해지 관련 분쟁이 급증하는 요즘 같은 때는 이것도 고려해 볼 만한 방법입니다.

<앵커>

장기계약을 하고 돈을 냈는데 헬스장이 문을 닫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이럴 때도 이렇게. (이게 유용하겠죠.) 할부를 이용하면 좋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