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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란 지목'에 동맹국 갸우뚱…유조선 공격 주체 안갯속

美 '이란 지목'에 동맹국 갸우뚱…유조선 공격 주체 안갯속
중동 정세를 긴장 국면으로 몰아넣은 유조선 2척 피격 사건이 누구의 소행인지 여전히 오리무중입니다.

미국이 사건 직후 증거 영상을 공개하며 이란을 공격 주체로 지목했으나, 일부 동맹국들조차 미국의 주장에 선뜻 동조하지 않고 있습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16일(현지시간) 일본과 독일 등 미국의 동맹국 일부가 유조선 피격 사건과 관련해 미 국방부에서 배포한 영상보다 더 강력한 증거를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지난 13일 오만해에서 유조선 2척이 공격당하는 사건이 벌어지자 미 국방부는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피격 유조선 중 한 척인 고쿠카 커레이저스호에 접근해 선체에 부착된 미폭발 기뢰를 제거하는 장면을 담은 동영상을 공개하며 이를 '이란 소행설'의 증거로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은 이 영상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할 것을 요구했다고 WP가 전했습니다.

일본 정부도 미국의 발표에 의문을 제기하며 자국 유조선 등을 공격한 주체가 이란이라는 결론을 뒷받침할 구체적인 증거를 미국에 요청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습니다.

일본 정부의 한 고위 관리는 교도통신 등에 "미국의 설명대로라면 '이란 관여설'은 추측의 영역에 머물러 있다"며 의구심을 나타냈습니다.

WP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의 한 고위 외교정책 고문과 제러미 코빈 영국 노동당 대표도 미국 측에 "신뢰할 만한 증거"를 제시해달라며 비슷한 요청을 했습니다.

무엇보다 논란에 불을 지핀 것은 피격 유조선의 운영회사인 일본 고쿠카산교가 "2번의 공격 중 2번째 공격에서 복수의 승무원들이 유조선을 향해 날아오는 물체를 목격했다. 피격이 기뢰에 의한 것은 아니다"라며 '기뢰 공격'이라는 미 국방부의 증거 영상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발표를 했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이란 소행'이라는 입장에서 조금도 물러서지 않고 추후 다른 증거를 제공하겠다며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폼페이오 마국 국무장관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날 CBS, 폭스뉴스와 잇따라 인터뷰를 하고 "이곳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해서는 오해의 여지가 없다"면서 "이는 해협 통과를 막기 위한 명백한 의도로 자행된 '항행의 자유'에 대한 이란의 공격"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정보 당국은 많은 자료와 증거들을 갖고 있다. 세계는 이 가운데 많은 것들을 보게 될 것"이라며 추가 증거 공개를 예고했습니다.

폼페이오 장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이란이 공격 주체라는 점에 대해 "반론의 여지가 없다", "틀림없다"라는 확신에 찬 표현을 여러 차례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몇몇 동맹국들조차 의구심을 제기하는 상황은 트럼프 행정부의 신뢰성 문제를 만천하에 드러낸 사례라고 WP는 평가했습니다.

특히 사실을 오도하는 주장을 여러 차례 한 '전과'가 있는 트럼프 대통령과 지난 2003년 거짓 믿음에 근거해 이라크 침공을 옹호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한 의심이 이런 상황을 연출한 원인이라고 신문은 분석했습니다.

일부에서는 폼페이오 장관에게도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사진=CNN 홈페이지 캡처,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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