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집단폭행 10대 4명에 '살인죄' 적용 검토

곽상은 기자 2bwithu@sbs.co.kr

작성 2019.06.15 09:13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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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폭행으로 친구를 숨지게 한 10대 4명에게 경찰이 '살인죄' 적용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폭행으로 피해자가 사망할 수 있음을 인식했음에도, 반복적이고 무차별 폭행을 이어간 사건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친구를 집단으로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된 A(18)군 등 10대 4명의 혐의를 기존 '폭행치사'에서 '살인'으로 변경할 것을 법률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A군 등은 2달여간 친구 B(18)군을 상습 폭행하고 돈을 빼앗은 데 이어, 지난 9일 새벽엔 한 원룸에서 수십 차례 때려 사망에 이르게 했습니다.

B군에게 일행 중 한 명을 놀리라고 억지로 시키고, 놀림 받은 당사자가 기분 나쁘다고 폭행하는 행위를 반복해 B군을 숨지게 했습니다.

사건 초기 경찰은 가해자들에게 살인의 고의성은 없었던 것으로 보고 '폭행치사' 혐의를 적용했습니다.

하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B군의 사인은 '다발성 손상', 즉 무수히 많은 폭행으로 신체가 상처 입어 숨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 디지털포렌식으로 복원된 가해자들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사진들도 가해자들 폭행의 반복성과 잔혹성을 증명했습니다.

가해자들은 2달여간 자신들이 무차별 폭행한 B군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특히 가해자 중 일부는 사건 당일 B군을 폭행하는 과정에서 "이렇게 때리다간 죽을 수도 있겠다"고 인식했다고 말해, 살인죄 적용 가능성을 뒷받침했습니다.

대법원 판례는 "살인죄에서 살인의 범의는 반드시 살해의 목적이나 계획적인 살해의 의도가 있어야 인정되는 것은 아니"며 "자기의 행위로 인하여 타인의 사망이라는 결과를 발생시킬 만한 가능성 또는 위험이 있음을 인식하거나 예견하면 족하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유사 사건의 사례와 관련 판례를 검토하며 살인죄 적용이 가능한지 법률검토하고 있다"면서 "추가 증거와 진술이 확보된 만큼 혐의 입증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법률상 살인죄는 사형·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상해치사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