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학교 논란 속 서울교육청, 신청 학교 숫자 '쉬쉬'

혁신학교의 '우수한' 성과를 자랑하던 서울시교육청이 혁신학교 지정을 신청한 학교 수를 비공개해 빈축을 사고 있습니다.

일부 학생·학부모의 '혁신학교 기피 현상' 속에 투명하지 않은 행정이 불신을 더욱 키우고 있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7일까지 관내 초·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9월 1일자로 지정될 서울형 혁신학교 공모를 진행했습니다.

그러나 '공개모집'이라는 뜻이 무색하게 서울시교육청은 이번 공모에 지원한 학교 숫자조차 공개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관행적으로 비공개해왔고 심사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혁신학교 업무를 담당하는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12일 "(공모에 지원한 학교 수가 보도되면) 심사에 영향을 줄 것으로 추정된다"고 비공개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공모 지원 학교 수가 알려지는 것이 심사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서는 "말씀드릴 수 없다"고만 답했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은 다른 공모 결과는 보도자료를 내 적극적으로 공개하고 있습니다.

지난 10일에는 올해 두 번째 매입형 유치원 공모에 지원한 사립유치원 수를 홍보했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은 최근 혁신학교 성과를 세계에 알리겠다며 세금을 들여 영문 홍보 책자까지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외국에 소개할 정도로 성과를 냈다는 교육청의 '자신감'과는 달리 일부 학생·학부모의 '혁신학교 불신'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최근 서울 강남구 대곡초 등 강남·광진지역 일부 초등학교에서는 혁신학교 지정을 신청하려 했으나 학부모 반발에 무산되기도 했습니다.

앞서 올해 3월 개교한 서울 송파구 해누리초중은 교육청이 직권으로 혁신학교로 지정하려 했으나 인근 아파트단지에 사는 예비학부모들 반발에 '예비혁신학교'가 됐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