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저출산 해결한 국가들…한국이 놓친 '진짜 방법'

SBS뉴스

작성 2019.06.11 10:34 수정 2019.06.11 11:23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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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와 생활 속 경제 이야기 나눠봅니다. 권 기자, 아직 피부에 딱 와닿지 않지만, 우리 사회가 떠안고 있는 굉장히 심각한 문제 가운데 하나의 해법이 북유럽에 있다, 이런 보고서가 나왔다고요?

<기자>

네, 지금 대통령이 북유럽을 국빈 방문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기회가 사실 북유럽에서 참고할 것도 보고 협력 포인트도 찾을 수 있는 기회이기는 한데, 지금 가장 큰 것 중의 하나가 북유럽이 우리보다 먼저 저출산을 겪었습니다.

먼저 선진국이 되면서 아이를 안 낳기 시작한 것까지는 지금 우리랑 비슷한데, 이제 북유럽은 대부분 인구가 줄어들 걱정을 안 해도 될 수준의 출산율을 회복했습니다.

이게 어떻게 가능했는가,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대통령의 북유럽 국빈순방을 맞아서 분석을 해봤는데, 먼저 현황을 보시면 지금 보시는 표는 우리랑 스웨덴의 인구증가율을 비교한 겁니다.

2008년만 해도 우리랑 똑같습니다. 그런데 그 후에 스웨덴은 저렇게 점차 안정적으로 인구를 늘리면서 유럽에서 3번째로 인구가 착실히 늘어나는 나라가 됐습니다. 우리는 0을 향해서 계속 떨어지고 있습니다.

스웨덴은 경제성장도 안정적인데, 70년대부터 시작된 이 인구 문제에 잘 대처한 영향이 컸다고 봅니다. 2006년 이후로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저출산 대책에 150조 이상을 쏟아부었다고 추산합니다.

노력을 이렇게 하는데도 출산율이 올라가지 않다 보니까, 이 150조 중에는 사실 저출산 예산이었다고 얘기할 수 없는 것도 있다, 이런 논쟁까지 나오는데요, 지금은 그런 소모적인 논쟁할 때가 아닌 것 같고 이 극심한 출산 감소,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진짜 방법을 찾을 때 같습니다.

<앵커>

스웨덴 같은 북유럽 국가들에서 성공한 저출산 대책, 해법 뭔가요?

<기자>

여러 가지 비교할 수 있겠는데,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얘기가 많이 나오는 게 젊은이들이 경제적으로 안정돼야 한다, 아이 낳고 살 집 정도는 있어야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는다, 중요한 부분입니다.

이것과도 관련이 있는 문제면서 우리나라에서 얘기가 덜 되고 있는 정책이 북유럽에서는 가장 주효했던 저출산 정책으로 꼽힙니다.

바로 남성 육아휴직 제도입니다. 스웨덴은 아이를 낳으면 보조금 챙겨주는 데서 벗어나서 세계 처음으로 남성 육아휴직을 도입한 나라고 2016년부터는 여성과 똑같은 90일로 남성 의무 육아휴직 기간을 확대했습니다. 아이가 생기면 쉬는 기간도 똑같고 엄마, 아빠가 같이 키우는 겁니다.

전경련 보고서는 아예 "스웨덴에는 독박육아와 여성경력단절이 없다"고 단언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사실 스웨덴만이 아니고 보험연구원에서도 비슷한 보고서가 나온 적이 있습니다. 유럽에서 저출산을 탈출했다고 대표적으로 꼽히는 세 나라가 이 스웨덴이랑, 노르웨이, 프랑스인데, 노르웨이에서 2010년에 자체적으로 분석을 해봤다고 합니다.

우리가 그동안 여러 정책을 썼는데, 그중에 가장 효과적이었던 게 뭘까, 1995년부터 2004년까지 10년간을 실증분석해봤더니 남성 육아휴직이 생긴 게 둘째 아이를 낳는데 가장 큰 영향을 미쳤고 보조금, 아이를 낳으면 돈을 주는 건 둘째 아이가 있은 다음에 셋째를 낳을 때 영향이 가장 컸다고 합니다.

프랑스는 아이를 낳으면 돈을 주는 데 집중하다가 최근에는 북유럽 스타일로 조금 옮겨오고 있습니다. 그게 더 효과적이고 빈곤율 낮추는 데도 도움이 되더라는 겁니다.

<앵커>

우리 사회도 남성 육아휴직 도입이 됐잖아요. 기업이랑 사회 문화가 좀 바뀌어야 되는 부분인데, 어쨌거나 여성들이 일을 더 할수록 아이도 더 낳는다. 이런 얘기였네요.

<기자>

네, 그게 과거에는 없었던 현상인데, 과거에는 세계 공통으로 맞벌이를 안 해야 출산율이 높았습니다. 그런데 그 공식이 깨졌습니다.

왼쪽 표를 먼저 보시면, 1980년에는 맞벌이를 덜 했던 우리나라가 아이를 낳을 동안, 북유럽 국가들은 출산율이 떨어진 게 보입니다. 그런데 지난 40년 동안 기존의 경제학에서 설명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납니다.

오른쪽 표를 보시면, 여전히 여성고용률이 낮은 우리나라랑 일본은 확실한 저출산 국가가 됐고 반면에 여자들이 많이 일하는 북유럽은 아이도 낳습니다.

지금 이 표는 북유럽 나라들을 한눈에 보시라고 좀 간단히 만든 건데, 원래 표에서 위쪽에 달린 선진국들, 그러니까 아이를 웬만큼 낳는 선진국들은 북유럽처럼 대개 이 표의 오른쪽에 모여있는 게 확연히 보입니다.

선진국은 출산육아로 인해서 노동시장에서 밀려나지 않아야 비로소 아이를 낳고 그래야 그 가정이 경제적으로 안정도 되더라는 겁니다.

이거랑 거의 일치하는 게 남성의 무급노동 시간입니다. 무급노동 시간이라는 것은 가사랑 육아에 참여하는 시간을 말하는 건데, 이게 여성고용률과 관계가 거의 똑같죠.

이게 낮은 편인 우리나라랑 일본은 계속 저출산이고, 남성이 육아휴직도 하고 집안일에 참여할 시간을 꾸준히 만든 북유럽 국가들에서는 아이들이 태어납니다.

아이 낳으라고 그냥 돈을 주는 것의 효과는 제한적이더라는 게 지금까지 수십 년 동안 유럽에서 나타난 결과입니다. 이제는 정말 참고할 때가 되지 않았나, 일관된 지표로 보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