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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신작 '죽음' 들고 한국 찾은 베르나르 베르베르

<앵커>

한국인이 사랑하는 세계적인 작가 가운데 1명이죠. 개미를 시작으로 우리나라에서만 이 작가의 책이 1천300만 부 이상 팔렸습니다. 이쯤 되면 누구인지 아시겠죠? 베스트셀러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신작 소설 죽음을 출간하면서 우리나라를 방문했습니다.

나이트라인 초대석 오늘은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 모셨습니다. 어서 오시죠, 환영합니다. 2016년 이후에 3년 만에 한국을 방문했는데 이번이 몇 번째 한국 방문입니까?

[베르나르 베르베르/소설가 : 여덟 번째 방문입니다. 한국은 제2의 조국이기 때문에 한국에 올 때마다 정말 즐겁습니다.]

데뷔작 '개미'부터 시작해서 발표하는 작품마다 한국에서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는데, 특히 베르베르 씨의 작품이 한국 독자들에게 유독 사랑받는 이유가 있을까요?

[베르나르 베르베르/소설가 : 한국 독자들이 매우 지적이기 때문이죠. 한국인들은 독서도 많이 하고 문화적 소양이 높고 미래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리고 제가 글을 쓰는 이유도 바로 사람들을 위해서입니다.]

베르베르 씨의 작품 중에는 신, 뇌, 잠, 그리고 이번에는 죽음까지 인간 본연의 문제에 접근하는 소설이 많습니다. 유독 이런 문제에 관심이 많은 이유가 있습니까?

[베르나르 베르베르/소설가 : 저는 의식의 모험에 관심이 많습니다. 인간이라는 존재는 의식을 넓혀가면서 진화한다고 생각하는데요. 제 모든 책들은 바로 이런 점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최신작 '죽음'도 사람이 죽으면 소멸되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바로 우리 곁에 있으면서 우리와 소통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가정에서 시작됐습니다. 저는 이전에 과학기자였기 때문에 저의 모든 작업은 제가 살고 있는 이 세상에 대한 호기심으로부터 출발하는데요. 항상 제 자신이 누구인지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제 책을 읽는 독자들 역시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 던져 보라고 제안하죠.]

이번 작품의 제목이 '죽음'입니다. 이번 작품에 대해서 소개 좀 부탁드릴까요?

[베르나르 베르베르/소설가 : 프랑스 작가의 이야기입니다. 소설 첫 줄에서부터 그는 죽음을 맞이하는데요. 그때부터 자신이 왜 죽었는지, 어떻게 죽었는지 조사를 시작합니다. 그 과정에서 한 영매를 만나는데 그녀는 살아 있는 사람 중에서 그와 유일하게 소통이 가능한 인물이죠. 그래서 그는 그녀에게 자신의 죽음에 대해 함께 조사하자고 제안합니다. 제목이 '죽음'이지만 죽음을 통해 오히려 살아 있는 순간 최선을 다해 하고 싶은 걸 마음껏 하라는 인생의 소중함에 대한 메시 지를 담고 있습니다.]

작가가 생각하는 죽음이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베르나르 베르베르/소설가 : 제가 생각했을 때 지적인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인생이 어떻게 끝날지 의문을 가지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소설을 읽으면서 결론이 어떻게 끝날지 의문을 갖는 것과 같은 거죠. 인생이라는 것은 소설과도 같은 것입니다. 매 순간이 한 장 한 장 페이지를 넘기는 것과 같은 거죠. 그렇기 때문에 항상 자신의 인생이 '어떻게 끝날 것인가' 라는 의문을 가지고 살아야 합니다.]

이번 작품을 통해서 인공지능 로봇이 인간을 대신해서 소설을 쓸 수 있을까 이런 화두를 던지기도 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베르나르 베르베르/소설가 : 저도 작가이기 때문에 작가라는 직업이 언젠가 AI로 대체될 수 있지 않을까 항상 궁금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미 AI 프로그램이 쓴 소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여기서 드는 의문이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AI로 대체 되지 않고 살아남았을까?'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하면 기계보다 더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쓸 수 있을까?' 입니다. 사실 우리 모두는 컴퓨터나 AI로 대체될 위험에 처해 있고 이게 바로 우리가 당면한 현대사회의 한 측면인데요. 대체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새로운 도전 과제라고 볼 수 있죠.]

베르베르 씨 하면 상상력의 대가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습니다. 자신만의 상상력을 높이는 방법이 있습니까?

[베르나르 베르베르/소설가 : 쓰는 거죠. 저는 글을 쓰면 쓸수록 더 행복해지고 더 넓은 상상의 세계를 펼치게 됩니다. 저뿐만 아니라 모든 예술가들이 그렇다고 생각하는데요. 뇌로 하여금 한계를 뛰어넘게 할수록 뇌는 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게 되고, 이것을 즐기게 됩니다. 예술가로 사는 것의 장점이 바로 상상력의 경계선까지 가볼 수 있다는 점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작가들이 자신이 직접 보고 경험한 실제 삶에 국한된 글을 쓰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체험하지 않고서도 우리의 뇌가 탐험할 수 있는 범위는 엄청나게 넓은데도 말입니다.]

베르베르 씨 하면 한국인이 사랑하는 작가이기도 하지만 한국을 사랑하는 작가이기도 합니다. 한 프로그램에서 한국이 제2의 조국이다 이런 말도 했는데 베르베르 씨가 생각하는 한국은 어떤 나라인지 궁금합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소설가 : 한국의 성공은 세계에서 유일무이하고 경이롭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역사는 매우 고난의 역사였고 끈기의 역사였습니다. 상처가 많은 나라였지만 그것을 극복함으로써 더 강한 나라가 되었습니다. 한국의 성공에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습니다. 전 세계가 한국의 역사와 이런 나라를 만든 여러분의 부모님과 윗세대의 용기에 대해서도 제대로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베르베르 씨가 앞으로 또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해하는 독자들이 많습니다. 작품을 통해서 앞으로는 어떤 얘기를 하고 싶으십니까?

[베르나르 베르베르/소설가 : 제 다음 작품은 '판도라의 상자'인데, 환생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저는 제가 전생에 '한국인'이었다고 생각하는데요. 왜냐하면 한국에만 오면 저절로 마음이 편해지기 때문입니다. 제가 지금 쓰고 있는 작품은 제 전작인 '고양이'의 후속작품으로 올해 10월 프랑스에서 출간될 예정입니다.]

오늘 바쁘신 가운데 초대에 응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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