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트, 르노 합병 제안 철회…"프랑스 정치환경 탓 무산'

류희준 기자 yoohj@sbs.co.kr

작성 2019.06.06 19:44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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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자동차 시장을 뒤흔들 것으로 보였던 거대 자동차업체 간 합병 추진이 무산됐습니다.

이탈리아·미국계 자동차업체 피아트 크라이슬러(FCA)가 프랑스 르노자동차에 제안했던 합병 제안을 철회했기 때문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과 로이터 통신은 피아트 크라이슬러가 르노와의 합병 추진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르노 이사회가 최근까지 합병 제안에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질질 끄는 모습을 보이자 피아트가 제안을 거둬들인 것입니다.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5일 BFM 방송에 나와 시간을 가지고 일을 처리하자며 서둘러 합병에 뛰어들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AP 통신은 프랑스의 정치적인 환경 탓에 양 기업의 합병이 성공하지 못했다고 분석했습니다.

르노 이사회 관계자는 르노 주식을 보유한 프랑스 정부가 합병과 관련해 연기를 요청해 결정을 내릴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피아트 크라이슬러도 성명을 내 프랑스의 정치적 상황이 성공적으로 합병을 추진하는 데 있어서 도움이 안 된다는 게 명백해졌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독자적인 전략 실행을 바탕으로 책무를 이행할 것이라며 합병 제안 철회를 공식 발표했습니다.

르노의 주식 15%를 소유한 프랑스 정부는 애초 합병 추진을 지지했었습니다.

구매 비용 절감, 자율주행차와 전기자동차 개발 비용 분담 등 합병이 가져다줄 이익을 생각해서였습니다.

그렇지만 르노 노조는 일자리 감소를 우려해 이번 합병이 르노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피아트만 구제할 것이라며 반대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이에 프랑스 정부는 프랑스 내 일자리와 생산시설 유지, 균형 잡힌 지배구조 등과 함께 전기차 배터리 개발을 주도하기 위해 합병법인의 이사회 내에서 프랑스 입장이 충분히 대변돼야 하며, 합병이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틀 안에서 진행돼야 한다는 4개 요구조건을 내걸었습니다.

합병 무산 소식이 전해지자 르메르 장관은 프랑스 정부는 이번 합병을 건설적으로 검토했지만 닛산의 지지를 얻는 데 실패했다며 화살을 닛산 쪽으로 돌렸습니다.

르메르 장관은 르노가 여전히 자동차 산업에서 좋은 위치에 있으며, 전기차 개발, 배출가스 감소 등의 도전에 대응하기 위한 유리한 입장에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피아트 크라이슬러는 지난달 27일 르노에 각각 50%의 지분을 소유하는 합병을 제안했습니다.

350억 달러, 우리 돈 41조 2천300억 원 규모의 합병이 성사됐다면 독일 폴크스바겐, 일본 토요타에 이어 연간 생산 대수 870만 대 규모의 세계 3위 자동차 회사가 탄생하는 것이어서 업계의 관심을 끌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