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 전용' 승강기로 조문객 음식 날랐다…현장 포착

시신·음식 같은 승강기로 옮길 경우 '감염 위험'

안희재 기자 an.heejae@sbs.co.kr

작성 2019.06.05 20:48 수정 2019.06.05 22:16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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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장례식장이 있는 병원에는 시신을 옮기는 전용 승강기가 있습니다. 그런데 한 병원에서 시신 전용 승강기로 조문객들이 먹는 음식도 나른다는 제보가 저희에게 들어왔습니다. 단순히 찝찝한 것을 넘어서 감염 위험까지 있는데도 정작 관련 규정조차 없는 상황입니다.

이 제보 내용을 안희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수도권의 한 병원 장례식장입니다.

직원이 하얀 천으로 싼 시신을 승강기에서 내립니다.

같은 승강기에서 이번에는 은색 반찬 통을 가득 실은 손수레가 나옵니다.

같은 승강기를 이용해 시신은 안치실로, 음식은 조문객 실로 옮긴 겁니다.

[목격자 : 시신 옆에서 밥 먹는 것과 똑같다고 생각할 수 있고, 알고 있다면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식당에서 조리한 음식은 일반인 승객용 승강기를 타고 아래로 내려가야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바로 옆에 있는 시신 전용 승강기를 통해 내려갔던 경우가 적지 않았던 겁니다.

장례식장 측은 일반 승강기를 이용하려면 멀리 돌아가야 해 바쁠 때 잠시 이용했을 뿐이라고 해명합니다.

[장례식장 관계자 A : 급할 때는 (시신용 승강기로) 내려요. (손님이) 한꺼번에 몰리니까 어쩔 수가….]

느낌상 찝찝할 수는 있지만, 별문제 없다고도 주장합니다.

[장례식장 관계자 B : 선입견을 가지셔서 그런 거지…. 보통 다른 장례식장도 그렇게 움직이고 있지 않나.]

하지만, 시신과 음식을 같은 승강기로 옮길 경우 감염 위험이 있을 수 있습니다.

[송덕용/대한장례지도사협회 사무총장 : 돌아가시고 난 후에 감염 우려가 제일 많기 때문에, 체온이 저하되면서 병원균 자체도 (밖으로) 나온다 이거죠.]

장례식업이 지난 2015년 자유업종에서 신고업종으로 바뀐 것도 이런 감염 위험 때문입니다.

현행법상 장례식장 안 조리 시설은 시신 보관·운구 시설과 구분해 설치해야 합니다.

하지만, 승강기의 경우 분리 운영하라는 명시적 운영 지침이 없습니다.

[지자체 관계자 : 따로 과태료 규정을 찾을 수가 없더라고요. (승강기가) 분리 설치된 것을 확인했으니까 당연히 그런 용도로 사용하리라 저희는 생각한 것이고….]

최근 국내 장례식장 1천1백여 곳을 대상으로 위생 안전 설비 전수조사에 착수한 정부는 SBS 취재가 시작되자 승강기 관련 규정 개정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김용우, 영상편집 : 원형희, VJ : 이준영·노재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