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톈안먼 30주년 맞은 중국 초긴장…침묵 속 전방위 통제

톈안먼 30주년 맞은 중국 초긴장…침묵 속 전방위 통제
중국 정부가 4일 '6·4 톈안먼 민주화 시위'(톈안먼 사태) 30주년을 맞아 무거운 침묵 속에 전방위적으로 통제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반체제 인사에 대한 집중 감시를 시작으로 톈안먼 주변 그리고 주요 민감 사이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도 차단하며 '만일의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총력 통제에 나섰습니다.

심지어 중국 외교부에서 외신 기자들이 천안문과 관련해 질문한 내용마저 삭제하는 등 '천안문 흔적 없애기'에 힘을 쏟는 분위기입니다.

4일 오전 베이징의 톈안먼 광장은 평소보다 감시가 삼엄해졌으며 지하철 또한 톈안먼 서역은 승객이 내릴 수 없도록 폐쇄됐습니다.

톈안먼 광장은 평소처럼 길게 줄을 서서 안전 검사를 받은 뒤에는 통과할 수 있으며 관광객들이 기념 촬영을 하는 데는 별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톈안먼 광장에 오래 머물 경우 곧바로 공안이 와서 퇴거 조치를 했습니다.

택시를 타면 톈안먼을 지날 때 "이상한 사람과 상황이 있으면 신고하라"는 방송이 나오며 톈안먼 성루는 올해 말까지 올라갈 수 없도록 통제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베이징의 한 시민은 "평소보다 톈안먼 광장의 보안이 삼엄해 시민들은 잘 안 가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외신들은 후자를 비롯한 반체제 중국 인권운동가들을 인용해 "중국이 톈안먼 민주화 운동 30주년을 맞아 중국 내 활동가들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저명한 인권운동가인 후자는 해마다 5월 말이 되면 베이징에서 200㎞가량 떨어진 항구도시 친황다오로 강제휴가를 떠나야만 했습니다.

후자는 2014년 톈안먼 민주화 시위 추모집회에 참석하려다 체포된 이후 지금까지 가택연금 상태에 있습니다.

톈안먼 사태는 중국 공산당 정권이 1989년 6월 4일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민주화를 요구하던 학생과 시민들을 무력으로 진압해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사건을 말합니다.

중국 당국은 톈안먼 사태를 입에 올리는 것조차 금기시하고 있습니다.

'6·4' '톈안먼' 등은 중국의 SNS에서 검색조차 되지 않고 '정치 풍파' 사건 정도로만 바이두에 나와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통신은 중국 당국이 '검열 로봇'을 동원해 '톈안먼'과 관련한 검열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정치적으로 민감한 내용 등을 담은 콘텐츠를 탐지한 후 이를 자동으로 삭제하는 프로그램을 말합니다.

톈안먼 시위의 경우 이와 관련된 날짜, 이미지, 이름 등을 암시하기만 해도 자동으로 콘텐츠가 삭제됩니다.

다른 소식통은 "위챗(중국판 카카오톡)에 톈안먼 관련 글은 친구에게 전송이 아예 안 되고 있다"면서 "인터넷에 관련 글이나 댓글이 올라오면 바로바로 사라진다"고 전했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매일 오후 정례 브리핑을 통해 외신 기자들의 질의응답을 받고 속기록을 외교부 홈페이지에 올리고 있는데 최근 천안문 관련 질문과 답변 자체를 통째로 삭제했습니다.

외신 기자들은 브리핑 질의에서 '미국의 톈안먼 사태 대학살 규정','톈안먼 탱크맨' 등을 언급했는데 그 내용도 갑자기 모두 사라졌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예전부터 북한 핵 문제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따른 보복 등 자국에 불리하거나 거북스러운 브리핑 질문이 나오면 홈페이지에 올리지 않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또한, 중국 정부는 감시망을 피해 중국에서 해외 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는 가상사설망(VPN)을 최근 차단해 외부 정보 통제도 강화했습니다.

타오바오 등 주요 인터넷 쇼핑사이트에서도 VPN 관련 물품을 찾아도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 등 차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VPN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다 보니 유튜브나 트위터 그리고 톈안먼 사태 30주년을 보도한 외신 매체 자체에도 접근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더구나 중국 인민일보, 중국중앙방송 등 관영 매체는 톈안먼 사태 30주년에 대해 전혀 보도하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베이징 일대의 주요 지역에 대한 검문검색이 강화됐고 유흥업소는 이달 말까지 영업이 중지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진=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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