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명의만 빌려줬다던 '보컬 아들'…父는 정반대 진술

최 씨 "아들 반대로 사업권 이전 주총 결의 못한 것"

고정현 기자 yd@sbs.co.kr

작성 2019.06.01 21:08 수정 2019.06.02 01:48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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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스폰서로 알려진 사업가가 사기하고 횡령을 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는 내용, 전해드린 적 있습니다. 이 사람의 아들이 유명 가수인데 이 문제에 얽혀있을 수 있다는 의혹도 함께 제기를 했었죠. 보도가 나가자 아들 쪽에선 아버지한테 이름만 빌려준 거고 본인과 아무 관계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는데, 아버지는 정반대로 아들이 경영에 적극 참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아버지와 아들, 둘 중 한 명은 거짓말을 하는 겁니다.

고정현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게 3천만 원이 넘는 향응을 제공한 혐의로 최근 검찰 수사단 조사를 받고 있는 부동산 시행업체 대표 최 모 씨.

최 씨는 지난해 2월 경기 용인 언남동 개발사업권을 30억 원에 파는 계약을 A사와 체결하고 계약금 3억 원을 챙겼습니다.

이후 주주총회를 통해 사업권을 넘기기로 했지만 지키지 않았고 사기 혐의로 고소당했습니다.

당시 최 씨는 "주주들이 반대해 계약을 진행할 수 없다"고 A사에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해 12월 검찰도 이런 최 씨의 진술을 인정해 불기소 처분했습니다.

SBS가 입수한 불기소결정서입니다.

"뜻밖에 부인이 주주인 아들 2명이 반대하도록 설득했고, 아들 2명도 사업권을 넘기는 데 반대해 주주총회를 결의하지 못한 것"이라고 최 씨가 진술한 것으로 적혀 있습니다.

최 씨 회사는 유명 밴드의 매니저인 첫째 아들이 1대 주주, 그 밴드 보컬인 둘째 아들이 2대 주주입니다.

[A사 대표 : '가족들 지분에 대해서는 자기가 마음대로 할 수 있다'라고 큰소리 쳐놓고, (계약 이후에) '가족들의 반대로 (사업권을) 넘겨 줄 수 없다'라는 취지로 진술을 했습니다.]

앞서 최 씨는 두 아들은 경영에 개입한 적 없다고 밝혔고 유명 가수인 아들도 SNS를 통해 자신은 아버지에게 명의만 빌려줬을 뿐이라고 주장했었습니다.

결국, 아들들 반대로 사업권을 못 넘겼다는 지난해 최 씨의 검찰 진술과 아들들은 사업에 개입한 적 없다는 최근 최 씨 부자의 해명, 둘 중 하나는 거짓말인 셈입니다.

최 씨 부자는 이에 대한 SBS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최 씨 진술만 듣고 무혐의 처분한 검찰 수사가 부실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최 씨는 계약금 3억 원을 1년이 넘은 지금까지 돌려주지 않았습니다.

또 A사에 사업권을 넘기지 않아 검찰 조사를 받던 지난해 8월, 최 씨가 또 다른 업체 B사에 문제의 사업권과 토지 대금 등을 1천억 원에 파는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당시 A사는 최 씨가 다른 곳에 사업권을 팔지 못하도록 법원 가처분까지 받아놓은 상태였습니다.

[이재용/형사 전문 변호사 : (피해자 A사가) 두 번째 사업양수권자 (B사) 대표이사에 대한 조사를 강력하게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참고인 조사를 하지 않았다라는 부분은 분명히 뭔가 (검찰) 조사에 대한 의문점을….]

B사도 최 씨가 법원 가처분 결정을 숨기고 사업권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며 사기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습니다.

(영상편집 : 소지혜, VJ : 이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