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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핀으로 아동학대 보육교사 실형 파기 "2심 재판 다시"

대법, 핀으로 아동학대 보육교사 실형 파기 "2심 재판 다시"
아동 7명의 혓바닥, 잇몸 등을 핀으로 찌른 혐의로 1심에서 무죄, 2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어린이집 교사에 대해 대법원이 방어권 기회를 부여받지 못했다며 2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결정했습니다.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아동복지시설 종사자 등의 아동학대)로 기소된 어린이집 보육교사 A씨 상고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부산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습니다.

A씨는 2015년 12월 21일부터 이듬해 1월 11일까지 말을 듣지 않는다며 사무용 핀으로 3세 아동 7명의 등, 배, 발 등을 40여 차례 찌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해 2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피해 아동 부모들이 아이에게 '바늘에 찔렸다'는 답변을 유도한 정황이 있는 등 아동 진술의 신빙성이 부족하다는 것이 무죄의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검사 항소로 진행된 2심은 "피해 아동 7명 진술의 신빙성이 매우 높다"는 법원 전문 심리위원 의견을 받아들여 피고인을 법정구속한 뒤 "아동의 연약한 부위를 골라 찌르는 등 학대 수법이 교묘하고 악랄하다"며 징역 3년을 선고했습니다.

1심과 2심의 엇갈린 결론은 피해 아동의 진술 신빙성 여부에서 갈렸습니다.

대법원은 "2심은 전문 심리위원의 진술을 근거로 피해 아동 진술이 신빙성이 인정된다며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했지만, 전문 심리위원 지정이나 의견을 듣는 절차를 진행하면서 적법 절차를 따르지 않았다"고 파기환송 이유를 밝혔습니다.

대법원은 "피해 아동 진술의 신빙성 여부는 피고인 유·무죄를 좌우하는 중요 사항인데도 원심은 전문 심리위원 선정 절차를 거치지 않았고 전문 심리위원 지정 과정에서 피고인 측 의견 제시 기회도 안 줬다"고 밝혔습니다.

대법원은 이어 "법원에 의견서를 제출한 전문 심리위원이 다음 날 열릴 공판기일에 출석해 의견을 진술했는데 사전에 이를 구체적으로 알리지 않아 피고인 측이 전문 심리위원 진술에 충분히 방어권을 행사할 기회를 부여받지 않았다"고 판결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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