뮬러 특검 첫 입장 표명 "트럼프 기소는 옵션 아니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 의혹을 수사한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는, 현직 대통령에 대한 기소는 법무부 지침에 따라 애초부터 고려할 수 있는 옵션이 아니었다고 밝혔습니다.

뮬러 특검은 현지시간 29일 법무부에서 직접 성명을 발표해 이렇게 밝혔습니다.

특별검사실은 법무부 소속이며 그 부처 규정을 따라야 한다는 겁니다.

그러면서도 뮬러 특검은 "대통령이 분명히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다고 만약 우리가 확신했다면, 우리는 그렇게 말했을 것"이라며 "그러나 우리는 대통령이 범죄를 저질렀는지 여부에 관해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말해 여지를 남겼습니다.

특검이 공개석상에서 수사에 관해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앞서 특검은 2017년 5월 시작한 22개월간의 수사를 지난 3월 22일 끝내고 보고서를 윌리엄 바 법무장관에게 제출했습니다.

특검은 2016년 트럼프 대선 캠프와 러시아 간의 내통 의혹을 조사했으며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수사를 방해했다는 사법방해 의혹이 더해졌습니다.

특검은 러시아 공모 의혹과 관련, 2016년 미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사이에 많은 접촉이 있었다면서도 불법행위를 공모한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그러나 사법방해 의혹에 대해선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과 의도에 대해 우리가 확보한 증거는 아무런 범죄 행위가 일어나지 않았다고 단정적으로 결론 내리지 못하게 하는 어려운 이슈"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범죄를 저질렀다는 결론을 내리지도 않지만, 그를 무죄로 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뮬러 특검은 "서면 보고서가 그 자체로 말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는데, 보고서에 모든 내용이 담겨 있고 자신은 보고서로 말할 뿐 그에 대해 따로 견해를 밝히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민주당이 이끄는 미 하원은 뮬러 특검을 불러 증언을 들으려는 청문회를 추진해 왔지만, 뮬러 특검은 의회 증언에 대해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오늘 발표를 끝으로 뮬러 특검은 특검에서 물러난다고 말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