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전 서울 삼청동에서 영화 '기생충'의 개봉을 앞두고 만난 봉준호 감독은 지난 25일(현지시간) 열린 칸영화제 시상식 후일담을 밝혔다.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으로 칸영화제 그랑프리인 황금종려상을 받으며 한국 영화 100년 사 최초의 위업을 달성했다. 총 8개의 본상이 수여된 이날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은 가장 마지막에 호명됐다.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가 한 시간에 이르는 시상식에서 긴장을 늦출 수 없었던 이유는 따로 있었다.
봉준호 감독은 "매년 해마다 해외 한 평론가가 자신의 트위터에 폐막식 참석자 명단을 올린다. 올해도 그 리스트가 올라왔다. 그 리스트에 쿠엔틴 타란티노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는 없었다. 또 저랑 타란티노의 미국 에이전시가 같아서 그쪽에서 타란티노는 공항으로 간다는 이야기를 들은 상황이었다. '친하고 좋아하는 형인데 가시는구나'라고 생각했다"라고 운을 뗐다.
그런데 반전의 상황이 일어났다.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가 폐막식 레드카펫을 밟은 후 쿠엔틴 타란티노가 부인과 함께 레드카펫에 선 것.
이어 "시상식이 시작됐고 작은 상부터 큰 상까지 연이어 발표를 해나가는데 허들을 넘는 느낌이었다. 하나씩 상이 줄어들고 황금종려상만 남은 상황이었다. 만약에 타란티노가 오지 않았더라면 서스펜스는 없었을 것이다. 그때까지 호명되지 않은 영화는 '기생충'이랑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뿐이라 최후의 서스펜스를 경험해야 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기생충'은 전원 백수인 기택(송강호) 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 사장(이선균) 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를 그리는 영화로 오는 30일 국내 개봉한다.
(SBS funE 김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