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 신청? 큰일나요"…위험한 일터, 또 다른 '김 군들'

원종진 기자 bell@sbs.co.kr

작성 2019.05.28 21:09 수정 2019.07.10 14:07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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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3년 전 오늘(28일)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고치던 김 모 군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구의역에는 오늘 김 군을 추모하는 발길이 이어졌습니다. 그러면 김 군이 떠난 뒤 우리 사회는 얼마나 달라졌는지 그래프 한 번 보시겠습니다. 15살부터 29살 사이 청년들이 일터에서 숨지거나 다친 통계인데, 보시는 것처럼 되레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오늘 이슈리포트 깊이있게본다에서는 여전히 위험에 노출된 청년들의 노동 실태를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원종진 기자입니다.

<기자>

건설 노동자 31살 서원도 씨는 동이 트기가 무섭게 집을 나섭니다.

[서원도/건설 노동자 : 가서 밥도 먹고 미리 준비도 하려고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0대 초반부터 일을 했는데 대우는 그대로였습니다.

[서원도/건설 노동자 : 중식당 일을 하다가 '양식을 한번 해봐야겠다'. 기술은 느는데 (받는) 돈은 늘지 않더라고요. 당시 제가 140만 원에서 160만 원을 (계속 받았어요.) '아 왜 이렇게 못 살지 나는? 나는 분명 열심히 사는데 왜 나는 더 못 살게 되는 걸까?']

그나마 일당을 쳐준다는 건설 일을 시작했지만, 일터에는 늘 위험이 도사렸습니다.

[서원도/건설 노동자 : 무릎도 다치고 팔꿈치도 다치고. 맨날 하는 게 이런 거다 보니까.]

청년 노동자들은 다쳐도 업체 눈치 보여서 산재보험을 신청하기가 어렵습니다.

[서원도/건설노동자 : 어휴 큰일 나요. 산재 신청하려고 하면, 왜냐면 산재를 신청하게 되면 우리 현장이 일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걸릴 수가 있어요.]

20대 여성 양지선 씨는 배달 라이더입니다. 대학 졸업 뒤 취업 문턱은 높았습니다.

[양지선/배달 라이더 : 졸업을 하고 나서 생활비 벌려고 알바를 시작한 거예요. '여자도 할 수 있다'.]

하지만, 배달 앱 업체로부터 계약 해지를 당했고 '잘린' 라이더들끼리 두 번째 도전에 나서야 했습니다.

[양지선/배달 라이더 : 저희 이름이 '배달은 형제들'이에요. 단가가 내려가고 잘리고 그래서 (모임을 만들었어요).]

양 씨 역시 사고 날 뻔한 아찔한 순간이 많았습니다.

[양지선/배달 라이더 : 저희가 빨리빨리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바퀴가 미끄러지거든요.]

지난 한 해 일하다 숨지거나 다친 청년 노동자는 '공식적'으로 집계된 것만 1만여 명.

마음대로 산재를 신청할 수 없는 현실을 고려하면 실제로는 이보다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편집 : 김종우, VJ : 정영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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