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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다 남은 깐풍기 찾아내라"…주몽골 대사 갑질 의혹

"그렇게 살지 마라"…정재남 몽골 대사 폭언 녹취 공개

<앵커>

오늘(28일) 하루 몽골과 깐풍기, 잘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단어가 사람들 입에 함께 많이 오르내렸습니다. 이게 무엇이냐 하면 몽골에 있는 한국 대사가 먹다 남은 깐풍기를 찾아내라면서 대사관 직원들에게 험한 말을 퍼부었다는 이야기가 나온 겁니다.

그런데 이게 다가 아니라 저희가 더 취재해봤더니 공관에 있는 경비원이 아까 말씀드린 그 대사의 딸을 알아보지 못해서 3분 동안 문밖에 기다리게 했다는 이유로 대사가 경비원에게 경위서를 쓰게 했다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대사의 갑질 의혹, 지금부터 자세히 전해드리겠습니다.

먼저, 제희원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3월 몽골주재 한국대사관 행정직 직원들이 정재남 대사에 대한 감찰을 외교부에 요청했습니다.

정 대사의 상습 폭언과 부당 업무 지시가 도를 넘었다는 겁니다.

공관 경비원이 대사 딸을 알아보지 못해 바로 대사관 문을 열어주지 않고 3분 동안 기다리게 했다는 이유로 경위서를 쓰게 하는가 하면 금요일 퇴근 시간 이후 갑자기 오찬 행사에 쓰고 남은 깐풍기를 찾아내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당시 담당 직원이 아르바이트생이 가져간 것 같은데 월요일에 확인해 보고하겠다고 말하자 '그 말에 책임지라'고 하더니 이후 몽골인 직원이 깐풍기 2봉지를 버린 사실을 보고하자 폭언을 퍼부었다며 녹취를 공개했습니다.

[정재남/주몽골 대사 : 그런 식으로 살지 마라. 어떻게 믿어. 책임진다 그랬잖아. 책임지세요. 깔까? 본국에 보고할까?]

이후 해당 직원은 10년 동안 일하던 업무에서 배제돼 예정에 없던 인사조치까지 당했다고 폭로했습니다.

[몽골대사관 관계자 : 고작 깐풍기로 이런 대접과 질책을 받아야 하나 하는 자괴감과 모멸감을 느꼈습니다. 한동안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너무 심했고.]

이뿐만이 아닙니다. 대사의 논문 준비가 늦어지는 것을 직원이 SNS로만 보내고 전화로 보고하지 않았다며 모욕적 말을 쏟아내는가 하면

[정재남/주몽골 대사 : 일할 뜻이 없는 거야, 여기서? 아휴 나 진짜 한심해서. 아니 무슨 유치원 애들하고 노는 것 같아.]

사소한 잘못을 꼬투리 잡아 수시로 직원들에게 경위서 제출을 요구하고 직원회의 자리에서 "목을 치고 효수한다"는 등의 막말도 서슴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정 대사는 이에 대해 정당한 업무지시 안에 이뤄진 일일 뿐 갑질은 없었다고 반박했습니다.

[정재남/주몽골 대사 : (깐풍기는) 국민의 세금으로 만든 음식 재료니까 잘 봐야죠. (브로커 등을) 일벌백계하고 효수해야 한다. 경계 삼아서 근절할 수 있다는 문학적인 표현 쓸 수 있는 거 아닙니까. 하나하나 다 합리적인 사정이 있었고 사실관계가 다르고.]

외교부는 제보를 접수한 지 1달이 훌쩍 지난 최근에야 감찰에 착수했습니다.

(영상편집 : 조무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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