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명예 은퇴' 박한이…은퇴식·영구결번도 불가능

유병민 기자 yuballs@sbs.co.kr

작성 2019.05.28 10:19 수정 2019.05.28 11:07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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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 베테랑 박한이가 음주 운전 물의에 책임을 지고 자진 은퇴를 택했습니다.

은퇴식과 영구결번도 불가능해졌습니다.

박한이는 어제(27일) 오전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됐고, 당일 오후에 대구 구단 사무실을 찾아 "책임을 지고 은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박한이는 이틀 전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경기에서 9회 말 투아웃에서 대타로 등장해 끝내기 안타를 쳤습니다.

자녀의 아이스하키 훈련을 지켜본 뒤 지인과 술을 곁들여 식사한 박한이는 어제 오전 자녀의 등교를 위해 운전대를 잡았습니다.

하지만, 귀가하는 길에 접촉사고가 났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음주측정한 결과 혈중 알코올농도는 면허정지 수준인 0.065%가 나왔습니다.

박한이는 곧바로 구단에 보고했고, 삼성도 KBO에 박한이의 음주운전 적발 사실을 신고했습니다.

박한이는 오후에 아내와 함께 구단 사무실을 찾아 구단 관계자와 면담했습니다.

구단 관계자가 박한이에게 징계 수위와 절차 등을 설명하려 하자, 박한이는 "가족과 상의했다. 책임을 지고 은퇴하겠다"며 "구단과 팬에 정말 죄송하다. 되돌릴 수는 없지만, 이렇게라도 죄송한 마음을 표현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옆에 있는 아내는 눈물을 흘렸습니다.

삼성 구단 관계자는 "박한이는 19년 동안 한 구단에서 뛴 선수다. 개인적으로는 정말 안타까웠다"라면서도 "은퇴를 말릴 수 없었다"고 했습니다.

박한이는 2001년 입단해 2019년까지, 19시즌 동안 삼성에서만 뛰었습니다.

우승 반지도 7개(2002, 2004, 2005, 2011, 2012, 2013, 2014년)나 손에 넣었습니다.

그는 무려 16시즌(2001∼2016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를 치며 'KBO리그에서 가장 꾸준한 타자'로 불렸습니다.

19시즌 동안 2천174개의 안타를 친 그는 이 부문 KBO 역대 3위에 올라 있습니다.

박한이도, 삼성도 은퇴 시점이 다가온다는 건 알고 있었습니다.

박한이는 2018시즌이 끝난 뒤 개인 세 번째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었지만, 권리 행사를 포기하고 삼성과 재계약했습니다.

당시 박한이는 "한 팀에서 오래, 즐겁게 뛰는 것도 선수가 누릴 수 있는 행운 아니겠나"라고 말했습니다.

삼성 구단 관계자는 "언제가 될지는 몰라도 박한이가 은퇴하면 당연히 은퇴식을 열고, 영구결번(33번)도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음주운전으로 불명예 은퇴로 은퇴식을 치르고, 영구결번의 영예를 누리는 건 사실상 불가능해졌습니다.

박한이가 그라운드로 돌아올 유일한 길은, 충분히 반성한 뒤 지도자가 되는 길입니다.

삼성 관계자는 "지도자로의 복귀에 대해 얘기를 할 시점은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