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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 전쟁에 유학지로 미국 대신 영국·캐나다 택하는 중국인 늘어

무역 전쟁에 유학지로 미국 대신 영국·캐나다 택하는 중국인 늘어
미국과 중국 간 무역 전쟁이 심화하면서 유학 대상국가로 미국 대신 영국과 캐나다, 호주 등 영연방 국가들을 택하는 중국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8일 중국의 해외 송금 전문업체인 '이지 트랜스퍼'를 인용해 미·중 무역 전쟁 여파로 중국의 유학생들이 유학 대상국으로 미국을 대신해 영국과 캐나다, 호주 등을 선호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지 트랜스퍼에 따르면 이 회사 회사의 전체 송금 거래액은 7억7천600만 달러였으며, 올해 전체 송금 거래액은 1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2015년의 경우에는 중국에서 미국으로 송금된 금액이 전체 거래액의 95%를 차지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그 비중이 50%로 줄어들었습니다.

이 회사의 토니 가오 CEO는 "중국 학생들이 비 미국 대학을 택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최근 송금 규모가 늘어난 나라는 영국, 캐나다, 호주 등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베이징에 본사를 둔 이지 트랜스퍼는 2013년 미국 유학에서 돌아온 중국 젊은이 두 명이 창업한 회사로 중국에서 해외로 학비와 주거비, 용돈 등을 손쉽게 송금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갖춘 해외 송금 전문업체입니다.

아울러 중국의 교육 자문 업체인 'EIC 교육'이 실시한 '2019년 중국 학생 해외 유학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20.14%가 제1 유학 선호지로 영국을 꼽았습니다.

미국은 17.05%로 2위에 그쳤습니다.

이밖에 중국 학생들이 선호하는 유학 대상지로는 캐나다와 호주 등 영어를 사용하는 영연방 국가를 비롯해 독일, 프랑스, 홍콩, 일본, 대한민국 등이 꼽혔습니다.

지금까지 미국은 중국 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유학 대상지였습니다.

미국의 비영리 연구기관인 국제교육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미국 내 전체 외국인 유학생 110만여명 가운데 3분의 1이 중국인입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미·중 무역 전쟁 등의 여파로 상황이 변하고 있습니다.

유학을 준비 중인 딸을 둔 장위광 씨는 "무역 전쟁으로 중국 학생들이 미국 대학에 지원하는 것이 어려워졌고, 졸업 후에도 미국에서 일자리를 구하는 것도 어려워졌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내 중국인 유학생이 감소한 주요 원인 중 하나로는 비자 발급의 지연이나 거부가 꼽힙니다.

중국이 미국의 지식재산권을 훔치고 있다고 보는 미국은 특히 로봇, 항공, 엔지니어링 등 첨단 기술 분야 유학생에 대해 비자 통제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7월부터 로봇, 항공, 첨단 제조업 등의 분야의 경우 중국인 유학생 비자 유효기간을 기존 5년에서 1년으로 대폭 단축하는 조치를 시행했습니다.

이밖에 달러 대비 위안화 약세로 미국 유학 비용이 상대적으로 증가한 것도 미국 유학생이 줄어든 요인으로 꼽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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