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통학로에 어느 날 '시멘트 벽'…자기 땅도 아닌데 왜?

통학로에 어느 날 '시멘트 벽'…자기 땅도 아닌데 왜?

한소희 기자 han@sbs.co.kr

작성 2019.05.27 20:50 수정 2019.05.27 21:43 조회수
프린트기사본문프린트하기 글자 크기
<앵커>

경기도 용인의 한 아파트 단지 옆 샛길이 갑자기 시멘트 벽으로 막혀버렸습니다. 입주를 앞둔 새 아파트 주민들이 통학로로 쓰려던 길인데, 아이들이 더 멀고 위험한 길로 돌아가며 등교해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누가, 왜 자신의 땅도 아닌 곳에 벽을 세운 것인지, 한소희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이번 주부터 970세대가 입주를 시작하는 경기도 용인의 한 아파트 단지입니다.

바로 옆 초등학교로 가려면 인도 곳곳이 끊어져 있는 왕복 4차로 도로를 둘러가야 해, 입주 전부터 인근 아파트 단지 옆 샛길을 통학로로 쓸 예정이었습니다.

안전한 데다 지름길이어서 샛길로 통하는 쪽문까지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샛길 출입구 2곳이 시멘트 벽으로 모두 막혀버렸습니다.

보시는 것과 같이 길을 막기 위해서 담을 쌓고 있습니다.

지나다니는 사람이 많아서 이렇게 계단까지 만들어놨는데 철근이 나와 있어 넘어졌을 때 크게 다칠 위험이 있어 보입니다.

몇몇 아이들은 돌아가는 대신 위험을 무릅쓰고 벽을 넘기도 합니다.

[인근 중학교 학생 : 철근 같은 게 있어 가지고 넘으려다가 살짝 찔려 가지고 위험했어요.]

담벼락을 쌓기로 결정한 것은 옆 아파트 단지 입주자 대표 회의.

자신들 쪽 출입구는 물론 새 단지, 그러니까 남의 단지 쪽 출입구까지 막아버렸습니다.

기존 단지 측은 아이들 안전을 위한 조치라고 말합니다.

[기존 단지 관리사무소 : 거기에 애들이 통학하면 안 돼요. 고압선도 물론 있지만, 정화조 맨홀이 다섯 개나 있어요.]

하지만 입주 예정 단지 주민들은 샛길 옆에 있는 기존 단지의 산책로가 상할까 우려해 막은 거라고 반박합니다.

[입주 예정 단지 주민 : 다 똑같이 부모…. 아이 키우는 부모인데…. 여기 산책로가 훼손될까 봐.]

황당한 것은 벽을 쌓은 땅이 자신들 소유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국유지에 새 입주 단지 시행사 측 땅까지 포함됐습니다.

용인시는 지난주 국유지에 인허가 없이 벽을 세웠다며 원상복구 명령을 내렸습니다.

[용인시청 관계자 : (아이들 다니는) 그게 위험했다면…. 시나 시 관련 부서나 한전에서 그거를 관리라든가 조치를 취하는 게 맞는 거죠.]

기존 단지 측은 땅 주인이 누군지 정확히 따져본 뒤 철거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편집 : 원형희, VJ : 노재민)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