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 생각해본 적 없다"던 마크롱, 유럽의회 선거 참패로 기로

류희준 기자 yoohj@sbs.co.kr

작성 2019.05.27 08:07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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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979년 이래 가장 중요한 선거로 꼽았던 유럽의회 선거에서 극우 정당에 1위를 내줌에 따라 향후 국정과제 추진과 유럽연합 개혁 구상에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프랑스 유럽의회 선거 출구조사 결과, 르펜이 이끄는 극우·포퓰리즘 성향의 국민연합이 24∼24.2%를 득표해 1위를, 마크롱의 중도성향 집권당은 22.5∼23%의 득표율로 2위를 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2017년 대선 결선에서 마크롱에게 참패하고 한 달 뒤 총선에서도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던 국민연합은 당명을 전투적 이미지가 강했던 국민전선에서 바꿔 달고 극우 이미지를 탈색시키는 변신에 성공한 끝에 이번 유럽의회 선거에서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국민연합이 선거운동 기간 내내 젊음과 '마크롱 심판'을 내세우며 선전한 것과 반대로 집권당은 현 정부에 대한 낮은 지지율로 타격을 입은 채 선거운동에서도 난맥상을 노출했습니다.

국민연합은 출구조사에서 1위를 확인하자마자 이번 승리의 의미를 마크롱에 대한 프랑스인들의 거부로 규정하고 곧바로 공세에 나섰습니다.

국민연합의 유럽의회 선거 1순위 후보로 유럽의회에 진출하게 된 20대 신예 조르당 바델라는 프랑스인들이 마크롱에게 겸손하라는 선명한 메시지를 줬다면서 그와 그의 정치를 유권자들이 거부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선거의 투표율은 5년 전보다 10%포인트나 오른 52%로 유권자들의 높은 관심 속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마크롱으로서는 향후 국정과제 추진에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마크롱은 6개월 넘게 이어진 '노란 조끼' 시위에서 표출된 분노를 잠재우기 위해 유류세 인상 백지화, 최저임금 인상, 소득세 인하 등 기존 정책구상과 배치되는 대책들을 줄줄이 내놓았습니다.

또 최근에는 헌법재판소가 정부의 공기업 민영화 구상에 대해 '국민투표 가능' 결정을 내려 경제정책의 핵심 어젠다 중 하나인 민영화 플랜에 타격을 입었습니다.

유럽연합의 결속력 강화와 유럽 공동 최저임금제 도입 등 마크롱의 EU 개혁 구상도 이번 선거 결과로 더욱 어두운 전망에 직면할 것으로 보입니다.

마크롱에게 희망이 남아 있는 것은 경제가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프랑스의 실업률은 최근 1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가운데, 소비와 투자의 실물지표가 개선되는 등 경제가 호조를 보이고 있습니다.

엘리제궁은 이번 선거 결과의 의미를 애써 부정하면서 기존의 정책 방향을 그대로 밀고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