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올여름 얼마나 더울까?…7~8월 게릴라 호우가 변수

공항진 기상전문기자 zero@sbs.co.kr

작성 2019.05.24 15:30 수정 2019.05.24 17:42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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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도 예견된 상황이지만 여름이 시작되기도 전에 더위 기세가 만만치 않습니다. 봄과 가을이 짧아지면서 이러다가 여름과 겨울만 남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큽니다만, 일부 서쪽 지방과 해안을 제외한 전국에는 때 이른 폭염 특보가 내려져 있습니다.

서울 기온이 올들어 가장 높은 33.4도까지 치솟았습니다. 오늘(24일) 경북 영천시 신녕면 기온은 35.9도를 기록하면서 한여름 못지않은 뜨거운 열기가 대지를 후끈 달궜습니다. 남쪽에서는 더운 공기가 들어오는 데다 종일 쨍한 햇볕이 이어지니 기온이 오를 수밖에요.

서울에 5월 폭염 특보는 지난 2016년 5월 20일 이후 3년 만입니다. 2016년 여름은 기억하기 싫을 정도로 대단한 폭염이 이어진 해인데, 지난해 모든 기록이 깨지기 전만 해도 8월 폭염으로는 사상 최고였던 해입니다. 안 좋은 기억 때문일까요? 5월 폭염이 반갑지만은 않습니다.

5월부터 이렇게 뜨거우니 올해 여름을 어떻게 견디나 벌써부터 걱정이 앞서는데요, 그렇다면 올여름은 또 얼마나 더울까요? 혹시 지난해보다 더 더운 것은 아닐까요?

5월 하순에 접어들면 어김없이 기상청은 여름철 기상 전망을 내놓습니다. 6월부터 9월까지 3개월 동안의 기상 전망을 하는 것입니다. 예보라고 하지 않고 전망이라고 하는 이유는 먼 시점의 큰 흐름을 내다보는 것이어서 세세한 기상 상황을 전하는 예보라는 표현에 걸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물론 신뢰도도 낮습니다.

기상청이 내다본 올여름 기상 전망의 핵심은 "올해도 덥긴 더운데, 지난해처럼 무지막지하지는 않겠다"입니다. 폭염이 한 번 시작되면 끝장을 봤던 지난해와는 달리 쉬어가는 시간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인데요, 이 때문에 기온 변화는 지난해보다 심할 가능성이 큽니다.
더위, 폭염, 여름(사진=연합뉴스)매우 어려운 전망이기는 하지만 제 경험을 토대로 달별로 정리를 해 보겠습니다. 일단 현재 이어지는 폭염은 다음 주 초에 비가 오면서 꺾이지만 6월에 접어들면 이번 폭염 못지않은 뜨거운 날씨가 자주 찾아올 것으로 전망됩니다.

중국 등 내륙의 열기가 우리나라로 유입되면서 쌓일 경우 전국 기온이 35도 안팎까지 치솟을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이런 열기를 식혀주는 것이 장맛비인데 중부지방은 안타깝게도 6월 하순 중반이면 쏟아졌던 장맛비가 올해 늦어질 가능성이 있어 걱정입니다.

다만, 남부지방은 6월 하순에 접어들면서 발달한 비구름이 비를 뿌릴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보여, 중부지방보다는 폭염 유지 기간이 짧아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7월에 접어들면 본격적인 장맛비가 중부와 남부를 오르내리겠습니다. 최근 몇 년 동안 7월 초에 강한 비가 집중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데 올해도 이런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데요, 하지만 지역적 편차가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돼 물을 효과적으로 모으고 관리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비가 잦았던 7월 전반부에 비해 7월 후반부는 요란한 장맛비가 주춤하는 동시에 후텁지근한 무더위가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사실 이때가 올여름 더위를 결정하는 시기이기도 한데요, 뜨거운 햇볕도 햇볕이지만 높은 습기 때문에 무더위를 견디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가능성이 크지는 않지만, 올해도 장마가 일찍 끝난 뒤인 7월 후반 바로 폭염이 시작될 경우 올여름 폭염 강도는 당초 예상치를 크게 넘어설 것으로 전망됩니다.
더위, 폭염, 여름(사진=연합뉴스)8월은 그야말로 가장 더운 달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연일 전국적인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열대야도 심해지는 시기죠, 올해도 예외는 아닙니다. 7월 말에서 8월 전반부까지가 올여름 더위의 절정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8월 무더위에 변수가 하나 생겼습니다. 이따금씩 북쪽에서 찬 공기가 한반도 부근으로 내려와 기온을 떨어뜨리면서 폭염이 가끔씩 쉬었다 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올 폭염이 지난해보다 덜하다는 기상청의 전망은 이 찬 공기의 남하 가능성 때문에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문제는 이 찬 공기가 한반도에 머물던 더운 공기와 힘겨루기를 할 경우 좁은 지역에 강한 비가 집중되는 국지성 호우가 잦을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입니다. 이런 집중호우가 이어지게 되면 적지 않은 피해가 발생하기 때문에 폭염이 쉬어간다고 해서 기분이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또 하나의 변수는 태풍인데요, 올 태풍은 아직 조용한데 6월부터 8월까지 3개월 동안 11개에서 13개 정도의 태풍이 발생해 이 가운데 1~3개 정도가 영향을 주겠다는 전망이 나와 있습니다. 태풍 개수는 평년과 비슷하지만, 우리나라로 향하는 태풍은 바다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힘이 세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어서 걱정입니다.

사실 앞에서도 한 번 언급했듯이 3개월 후의 기상 상황을 정확하게 예보한다는 것은 현재의 인류 기술로는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위에 언급한 여러 전망들도 톱니바퀴처럼 맞아 들어갈 것으로는 보지 않는데요, 다만 대체적인 날씨 흐름은 전망과 흡사한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폭염이 전망보다 약해지고, 폭우 횟수도 전망보다 줄어서 국민 모두가 올여름을 별 탈 없이 보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합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