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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거주 EU 주민, 유럽의회 선거 참정권 잇따라 거부당해"

23일(현지시간) 영국의 유럽의회 선거에서 유럽연합(EU) 회원국 주민들이 잇따라 투표를 거부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날 유럽의회 선거에는 영국인뿐만 아니라 영국 내 거주하는 18세 이상 EU 회원국 주민도 참여할 수 있다.

다만 지난 7일까지 사전등록 절차를 통해 모국에서 선거에 참여하지 않고 영국에서 투표를 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야 한다.

EU 공식 통계기구인 유로스타트(Eurostat)에 따르면 2016년 1월 기준 320만명의 EU 주민이 영국에 거주하고 있다.

고향을 떠나 오랜 기간 영국에 거주해 온 EU 주민들은 브렉시트 이후 자신의 거주여건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우려하고 있다.

이들은 영국인보다 더 브렉시트에 영향을 받지만 2016년 영국의 브렉시트 국민투표에는 참여하지 못했다.

이들은 이번 투표를 통해 브렉시트와 관련한 자신들의 목소리를 영국 정치권과 사회에 표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가디언은 그러나 이날 투표소에 도착한 EU 주민들이 지방당국의 행정적 문제로 인해 투표를 거부당하는 일이 잇따라 발생했다고 전했다.

독일 국적의 카트 젤너와 모리츠 발레로는 이날 투표소에 도착한 뒤 투표를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돼 매우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발레로는 "이(영국) 정부와 선거 관리 공무원들이 EU 주민들을 차별한다는 사실을 용납하기 힘들다. 나는 물론 EU 주민들은 이에 대해 침묵을 지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발레로와 젤너는 영국에서 유럽의회 선거를 하기 위해서는 양식을 작성해야 한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4월 말에 받았다.

이에 이들은 곧바로 관련 양식을 제출했다.

젤너는 영국의 행정절차를 믿지 못해 투표 사흘 전에 전화를 통해 확인한 결과 지방당국이 데드라인인 7일이 훨씬 지난 16일에 관련 양식을 받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이날 몇 시간 동안 이와 같은 사례를 100건 이상 제보받았다고 밝혔다.

아일랜드 출신은 영국인과 같은 대우를 받기 때문에 다른 특별한 양식을 제출할 필요가 없지만, 리버풀에 거주하는 아일랜드 출신 한 가족 역시 이날 투표를 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다른 EU 회원국 주민들은 사전에 통보를 받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영국의 지방당국이 투표를 위해서는 별도 양식을 제출해야 한다며 투표를 거부했다고 전했다.

폴란드 출신의 킹가 버거는 "오늘 투표소에 간 뒤 투표를 거부당했다. 나는 아무도 설명해주지 않았던 양식을 채워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투표를 할 수 없어 매우 실망스럽고 화가 난다"고 덧붙였다.

EU 주민들의 표를 기대한 유럽의회의원(MEP) 출마자들도 이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노동당 출신으로 런던에서 출마한 세브 댄스는 EU 출신 유권자들이 투표를 거부당한 것에 대해 매우 실망한다고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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