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대통령인 양…최순실, '총리·靑 수석 업무'도 지시

박원경 기자 seagull@sbs.co.kr

작성 2019.05.23 20:49 수정 2019.05.23 22:21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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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23일) 공개된 녹취 내용을 보면 최순실 씨는 박 전 대통령의 일정이나 외교 연설에만 관여한 게 아니라 정말로 자신이 대통령인 양 청와대 수석들과 총리를 향한 지시도 내렸던 게 드러납니다.

이어서 박원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2013년 11월 17일 녹음된 최순실 씨와 정호성 전 비서관의 통화입니다.

최 씨가 정 전 비서관에게 당시 국회에 계류 중이던 외국인투자촉진법 관련 지시를 내립니다.

[최순실 : 각 분야에 그것을 통과시키면 얼마만큼 일자리하고 경제 이득이 있는지 그것도 좀 뽑아달라고 그러세요.]

다음날 박근혜 전 대통령은 취임 첫 국회 시정 연설에서 이와 관련한 언급을 합니다.

[박근혜/前 대통령 (2013년 11월 18일, 국회 시정연설) : 외국인투자촉진법안이 통과되면 약 2조 3천억 원 규모의 투자와 1만 4천여 명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이후 최 씨는 정 전 비서관에게 국회 대응도 주문합니다.

[최순실 : 국민을 볼모로 잡고 이렇게 하는 것은 국회의원이나 정치권에 무제한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고 책임져야 될 것이다, 이런 식으로 좀 하세요.]

정 전 비서관이 난색을 표하지만, 최 씨는 지시에 따를 것을 거듭 요구합니다.

[정호성 前 비서관 : 근데 선생님 한 가지… 지금 권고기일 12월 2일까지 된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최순실 : 아니, 그렇더라도… 전혀 협조를 안 해 주니까 대통령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 없고.]

최 씨는 정홍원 당시 국무총리와 청와대 선임 수석이었던 유민봉 국정기획수석과 관련한 지시도 내립니다.

[최순실 : 관련 그거 안 된 것. 몇 가지만 고쳐서 써요.]

[정호성 前 비서관 : 근데 선생님, 정홍원 총리한테 다 얘기를 해서]

[최순실 : 아니 그래서 그건 꼭 해줘야 한다고. 중요한 거기 때문에 또 얘기 드린다고]

[정호성 前 비서관 : 일단 또 유민봉 수석한테 한 번 좀 준비를 하라고 해야 될 것 같은데요.]

[최순실 : 예. 그렇게 해 보라고 그래야지.]

최 씨와 정 전 비서관의 통화 내용은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최순실 씨가 아니었나 하는 착각이 들 정도입니다.

(영상편집 : 이승진, 자료제공 : 시사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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