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노동자 그리고 백혈병…정부 차원 첫 연관성 인정

"여성 반도체 노동자, 백혈병 1.55배↑"

조동찬 의학전문기자 dongcharn@sbs.co.kr

작성 2019.05.22 21:19 수정 2019.05.22 22:23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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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과거 삼성 반도체 생산라인에서 일하던 사람이 백혈병으로 숨지면서 그 연관성에 대한 논란이 몇 년째 이어져 왔었는데 정부 차원에서 처음으로 그 연관성을 인정했습니다. 10년 동안 조사한 결과 반도체 작업이 백혈병과 혈액암 사망률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조동찬 의학전문기자입니다.

<기자>

산업안전보건공단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에서 일하는 전·현직 종사자 20만 명을 10년 동안 추적 조사했습니다.

반도체 제조업에 종사한 여성은 전체 노동자에 비해 백혈병 발병 위험도는 1.55배, 혈액암의 일종인 비호지킨스 림프종 발병은 1.92배 높은 경향성이 나타났습니다.

백혈병으로 사망할 위험도는 2.3배, 비호지킨스 림프종으로 사망할 위험도는 3.68배 높았습니다.

암 사망률은 이유를 알 수 없지만, 남성보다 여성에서 높게 나타났습니다.

특히 2010년 이전부터 일했던 근로자에게서 피해가 컸습니다.

[김은아/산업안전보건연구원 직업건강연구실장 : 현재보다 유해물질 노출 수준이 높았을 가능성이 있는 2010년 이전 입사 여성에서 혈액암 발생 위험비가 그 이후에 입사하신 분들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도체 노동자와 백혈병 사망률 간 인과관계에 대한 정부 차원의 첫 인정입니다.

지금까지 백혈병으로 진단받은 반도체 근로자는 79명, 이 가운데 11명만 업무 관련성을 인정받았는데 이 숫자가 늘어날 전망입니다.

피해자 단체는 환영하면서도 더 위험한 환경에 노출된 협력업체 근로자가 빠진 부분을 지적했습니다.

[이종란/반올림(반도체 피해자 시민단체) 노무사 : 세정 업무 이런 것들이 외주화됐거든요. 협력업체는 이번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어요.]

산업재해는 원인 물질이 밝혀져야 연관된 질병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고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국내 연구팀은 반도체 세정액에 포함된 1급 발암 물질인 벤젠 등이 원인일 수 있다고 추정한 바 있습니다.

(영상취재 : 강윤구·김용우, 영상편집 : 황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