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쿠팡에 뿔난 배달의민족…배달앱 시장 쟁탈전

안서현 기자 ash@sbs.co.kr

작성 2019.05.22 10:38 수정 2019.05.22 12:43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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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수요일 친절한 경제, 안서현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 기자, 배달 앱 시장 1위 배달의 민족이 쿠팡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고 경찰에 수사까지 의뢰했다. 무슨 일이 벌어진 건가요?

<기자>

최근 쿠팡이 배달 앱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면서 두 업체가 정면 충돌하게 된 것인데요, 쿠팡이 준비 중인 배달 앱 '쿠팡이츠'가 음식점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배달의 민족의 영업 비밀을 침해하고 불공정 거래 행위를 했다는 것입니다.

'쿠팡이츠'는 기존 배달 앱들처럼 유명 맛집이나 식당의 음식 주문을 중개하고 직접 배달까지 해주는 서비스로 현재 송파구에서 시범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배달의 민족은 쿠팡 측이 자신들의 인기 가맹 음식점들을 접촉하는 과정에서 기존 계약 해지를 부추겼다고 말합니다.

"쿠팡이츠와 독점 계약을 맺으면 수수료를 대폭 할인해주겠다. 만약 배달의 민족과 계약 해지 뒤 매출이 하락한다면 최대 수천만 원 현금 보상을 해 주겠다." 이런 불공정한 제안이 있었다는 게 배달의 민족의 주장입니다.

배달의 민족은 또 쿠팡이 매출 상위 음식점 명단을 확보하는 과정에서도 부당한 방법이 있었던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앵커>

배달의 민족의 이렇게 주장에 대해서 쿠팡은 뭐라고 하나요?

<기자>

쿠팡은 "영업 사원의 설명이 과했던 것 같다"며 "재발 방지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또 영업기밀을 빼낸 게 아니라 배달의 민족 앱에 이미 공개돼 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주문량이 많은 업소들을 선별해서 자체적인 자료를 만든 거라고 해명했습니다.

쿠팡은 또 "점유율 60%가 넘는 사업자가 신규 진입자를 비난하는 게 안타깝다"고 지적했는데, 이에 대해 배달의 민족 측은 "매출이 10배가 넘는 대형 기업이 오히려 약자 행세를 하고 있다"며 "본질을 흐리고 있다"고 맞섰습니다. 또 소송 등 추가적인 법적 조치도 적극 검토한다는 계획입니다.

업계에서는 물류망과 자본 조달 능력이 압도적으로 우세한 쿠팡이 음식 배달 시장에 가세하게 되면 업계 1위인 배달의 민족 점유율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사전 대응에 나선 거 아니겠느냐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어찌 됐든 쿠팡 측의 제안 내용이 정당한 경쟁 수준을 넘어서 공정한 거래를 저해할 위험이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게 관건으로 보입니다.

<앵커>

쿠팡까지 이렇게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것을 보면 음식배달 앱 이 시장이 굉장히 커진 모양이에요.

<기자>

배달 앱 시장 규모가 5년 새 10배 이상 성장해서 현재 3조 원 규모로 추산됩니다. 국내 배달 앱 이용자도 2013년 87만 명에서 올해 2천500만 명으로 29배나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 가운데 배달의 민족은 출시 9년 만에 한 달 이용자 수가 1천만 명을 돌파했고, 주문 건수는 3천만 건에 달해 압도적인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1인 가구의 증가도 배달 앱 시장을 키우는 데 한몫했습니다. 혼자서 장 보고, 요리하고, 설거지까지 하는 거보다는 차라리 모바일 앱으로 간편하게 배달시켜서 식사를 해결하는 편이 더 경제적이라고 여기는 것입니다.

하지만 쿠팡에 이어 위메프까지 기존 이커머스 업체들이 배달 앱 시장에 뛰어들고 있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무리한 영업행위와 이에 대해 공정위 신고 등의 맞대응을 한 것도 그 신호탄이라고 볼 수 있겠고요, 신규 사업자 진입을 막기 위해 기존 업체들이 파격적인 마케팅으로 방어에 나선다면 출혈 경쟁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앵커>

사실 출혈까지는 바람직하지 않겠지만, 경쟁을 통해서 가맹점주들 그리고 소비자들이 조금 이익을 볼 수 있으면 좋겠네요.